마니아 칼럼(대중문화) 즐겨찾기
이 영화의 제목이 데스노트가 아닌 [엔딩노트]인 이유는..
MV제이와이 2022.09.03 09:52:41
조회 27 댓글 0 신고

 

이 영화의 제목이 데스노트가 아닌 엔딩노트인 이유는.. 불현듯 찾아온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죽음'이 올 것을 알고 자신의 '끝'을 마무리하는 한 남자에 관한 다큐멘터리적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죽음을 안다라... 그리고 그것을 준비한다라... 어쩌면 자신의 끝마저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주어진 그를 보면서, 행복하다고 해도 되겠지라고 살짝 생각해보았다. 일단 <엔딩노트>는 그러한 상황에서 시작된, 리얼다큐멘터리 영화였다.


"나는 스나다 도모아키입니다." 40여년의 샐러리맨 인생을 마치고 정년퇴직 후 암 말기 진단을 받은 스나다씨. 하지만, 그는 낙담하기보다 꼼꼼한 성격대로 '엔딩노트'라는 것을 작성하며, 죽기전에 '꼭 해야할 일, 하고싶은 일들'을 써내려간다. 그것을 쓰고, 또한 하고싶은 일들을 행하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스나다씨.. 하지만, 이윽고 예정된 죽음의 순간은 찾아오는데...

 

리얼이다. 굳이 따지자면, 극 중 주인공은 '스나다'씨이지만, 사실 이 영화의 나레이션은, 그녀의 딸이자 이 영화의 감독, 편집, 촬영을 맡은 '마미 스나다'가 하고있다. 딸인 그녀가 나레이션을 했다는 건,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미 끝이 정해져있다는 것이고, 당시 이 촬영을 할 때만 해도, 아버지의 모든 것을 단순히 기록하고싶었던 그녀가, <걸어도 걸어도><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등을 만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권유로 영화로까지 만들게 된 것인데. 

그저 하나의 '가족기록물'로 남을 수 있었던 촬영이, 이렇게 영화로까지 넓혀지면서, 더 큰 의미를 가진 '작품'이 되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말한 '행복한 죽음'이란 "개인의 삶이 개인의 죽음으로 끝나지않고 여러형태로 주위에 확산되는 것"이라고 했으니, 스나다씨의 <엔딩노트>가 그런 의미를 잘 가지게되었다고 본다.

 

과정은 단순하지만 집중해서 보게된다. 가족 중 누군가가 실제로 아픈 것이고, 그 과정은 알다시피 매우 힘들다. 그럼에도, '엔딩노트'라는 '버킷 리스트'를 준비하는 스나다씨를 보면서, 우리는 마지막까지 '의미있는 삶'을 안고가려는 인간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 안에는 '가족'이라는 큰 중심이 있다. 죽을 때까지 '가족'은 결국 남기고가는 짐이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현재와 후를 도맡아주는 든든한 존재가 되어주기도 한다. 

누구나 그 '죽음'이라는 것은 다가오기에, 그것이 본인일 수도 있고, 가족 혹은 주위의 누군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힘들지만 받아들이고, 되도록이면 '인간답게' 마무리하고 싶다. 어쩌면, 스나다씨는 그 준비시간은 주어졌기에, 가족, 손녀들과 함께 행복함을 누리고 떠날 수 있지않았을까 싶다.

 

 

사람은 '의지'의 동물이다. 그렇게 아프다가도, 미국에 있는 아들의 손자, 손녀들을 보고싶다는 의지하에 스나다씨는, 삶에 의욕을 좀 더 갖게된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어느정도 이루어지자, 이윽고 떠난다. 이런 경우, 많이 보았다. 어제까지 웃다가도, 뭔가 이루고난 뒤에, 다음날 편안하게 바로 돌아가신 경우들... 삶, 죽음, 인간, 의지, 가족... 인생의 총집합들을 영화이자 스나다씨의 실제 <엔딩노트>에 모두 옮겨담았다. 우리의 인간사가, 그 삶의 수많은 의미들이 스나다씨 인생의 끝에서 진실되게 담겨진 이  <엔딩노트>에 모두 담겨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