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한 일 ​/이수진
뚜르 2022.08.16 09: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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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일  ​/이수진



우리가 극장에서의
약속이 많았던 때

서로에게 시가
되어주는 날도 있었지만

철새들이 날아간 설산을
그리는 날이 더 많았다

아이스크림 광고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몰라도

눈 덮인 마을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자주 웃기도 하였다

한 번은 우리가 직접 이별에 관한
시나리오를 쓰고는

그것을 그대로 완성해버렸다

깨어 보니 텅 빈 어둠
지붕 없는 하늘

그 아래서 우리는 모두 젖어야만 한다는 걸 알았다

우리가 무얼 더 하려 해도 무얼 더 할 수 없었다

우리의 러닝타임

유리병 속 던져진 필름마냥
철새들은 돌아오는 길을 잃고

우리의 영혼은
조금 일찍 가볍지 않은 걸음을 걷게 되었다

희망이 낮을 땐
희망을 바닥에 널어놓아야

가장 근사하다는 걸
알아보는 우리의 눈뜸이 있었다



ㅡ시집 『우리가 사과처럼 웃을 때』(여우난골, 2022)
 
<카페 '아름다운 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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