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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Part2. The Other One] - 같은 듯하지만 서로 다른 쌍둥이 '마녀' 자매. 3편을 위한 완벽한 빌드업.
13  쭈니 2022.06.20 17:51:04
조회 205 댓글 0 신고

감독 : 박훈정

주연 : 신시아, 박은빈, 서은수

2편 제작이 무산될까봐 조마조마했다.

2018년 6월, 아내와 나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 한 편의 영화에서 의외의 재미를 느꼈었다. 바로 [마녀]이다. 순수함과 잔인함을 오고 가는 김다미의 미친 연기력과 한국 영화로는 드문 잔인한 액션, 그리고 범접할 수 없는 먼치킨 구자윤(김다미)의 어마 무시한 활약 등. [마녀]는 한국 판타지 액션의 새 장을 연 영화로 손색이 없는 영화였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2편을 예고하며 끝이 났는데, 그날 이후 아내는 볼 영화가 없을 때마다 '그래서 [마녀 2]는 언제 나오는데?'라며 습관적으로 투덜대곤 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2편의 제작은 그다지 순탄하지 않았다. 영화에 대한 평가도 좋았고, 국내 관객 318만 명을 동원한 흥행도 나쁘지 않았다. [마녀] 이후 김다미는 TV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그 해 우리는>을 통해 스타급 배우로 성장했으니 2편 제작에 대한 모든 조건이 완성된 셈이다. 하지만 [마녀]의 배급사였던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가 한국 영화 사업을 철수하면서 2편 제작은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 설마, 그냥 이렇게 [마녀]가 끝이 난다고? 믿고 싶지는 않았지만 불안해서 조마조마했다.

이런 내 간절함이 통했는지, 2편 제작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4년 동안 기다리고 기다렸던 2편이 [마녀 Part2. The Other One]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이후 [마녀 2]로 표기) 당연히 '그래서 [마녀 2]는 언제 나오는데?'라고 투덜거렸던 아내와 함께 금요일 밤 [마녀 2]를 보고 왔다. 아내가 아들에게 같이 보자고 했지만 아들은 '사람 마구 죽이는 그런 영화를 왜 봐요?'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뭐 이해는 한다. 아들은 [마녀]를 보지 못했고, 오는 9월에 성인이 될 예정이기에 아직 판타지, SF, 애니메이션과 같은 소위 말하는 착한 영화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뭐 어른들에겐 어른들만의 세계가 있는 것이니까. [마녀 2]로 오랜만에 늦은 밤 오붓하게 아내와 극장 데이트를 가졌다.

2편이 1편과 복붙이라고?

수요일에 개봉한 [마녀 2]를 금요일 밤에 봤으니 먼저 영화를 본 관객의 평가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마녀]와는 달리 [마녀 2]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1편을 복사해서 붙여 놓은 듯한 영화라는 어느 블로거의 평가가 가장 신경 쓰였다. 정말 그렇다면 아무리 4년 동안 [마녀 2]의 개봉을 목 빠지게 기다렸다고 할지라도 나 역시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관객이 속편 영화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 전편보다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으면서도 전편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재미. 그것이 속편 영화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그런데 복사해서 붙여 놓은 듯한 영화라고? 그렇다는 건 그저 마지막 3편을 위한 단순한 연결고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것이 바로 내가 가장 피하고 싶은 속편 영화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마녀 2]는 전편과 전혀 결이 다른 영화이다. 물론 겉보기엔 전편과 비슷한 영화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신시아라는 신인 배우를 캐스팅한 것부터가 그렇다. 신시아가 영화에 처음 등장하는 장면부터 김다미하고 많이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마도 박훈정 감독은 자윤과 소녀(신시아, 극중 이름이 없다.)가 쌍둥이 자매라는 설정을 감안해서 비슷한 외모와 분위기를 풍기는 배우를 캐스팅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외에도 소녀가 한적한 목장에 몸을 의탁하는 설정, 전편에서 자윤의 유일한 친구인 명희(고민시)를 연상하게 하는 유쾌한 대길(성유빈) 캐릭터, 전편에서 자윤을 공격한 2세대 개조 인간 귀공자(최우식)를 비롯한 4인방과 비슷한 포지션의 토우 4인방, 마지막에 풀 각성하여 적을 말 그대로 짓밟아 버리는 소녀의 모습 등. 확실히 전편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들이 많다.

하지만 겉보기에 비슷하다고 해서 [마녀 2]가 전편을 그대로 쫓아가는 복붙 영화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 안에 담긴 소녀의 캐릭터는 전편의 자윤과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 토우 4인방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제주도의 비밀 연구소 아크에서 홀로 살아남은 소녀가 아크의 밖에 나오는 장면에서부터 박훈정 감독은 소녀의 캐릭터를 순수 속의 잔인으로 표현했다. 새하얀 눈 밭에 선명하게 새겨진 소녀의 핏빛 발자국. 그것이 바로 자윤과는 다른 소녀의 정체성이다.

2편의 소녀가 자윤과 결정적으로 다른 이유

[마녀]가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었던 것은 자윤이라는 캐릭터의 이중성이다. 영화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자윤은 유전자 조작 실험이라는 충격적인 과거를 잊은 채 외딴 목장에서 구선생(최정우)의 양녀가 되어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자란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가 자금난에 허덕이는 목장을 구하기 위해 TV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그로 인하여 닥터 백(조민수)에게 존재를 들키게 되어 결국 비밀 실험실에 끌려간다. 하지만 모든 것은 약물을 얻기 위한 자윤의 자작극이었다. 다시 말해 자윤은 모든 것이 계산적인 존재이다. 애초에 필요에 의해서 구선생의 집을 선택하며 기억을 잃은 척했고, 자신이 살기 위해 정체를 드러냈다.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면 주변 사람들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음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었지만, 자윤은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그와는 달리 [마녀 2]의 소녀는 아크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모든 것을 호기심에 찬 눈으로 쳐다본다. 살기 위해 목숨을 건 탈출을 해야 했던 자윤과는 달리 소녀는 그저 처음 본 세상 풍경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천천히 걷기만 할 뿐이다. 그녀가 경희(박은빈)와 대길 남매의 집에 의탁하게 된 것은 어떤 계산적인 행동이 아닌 우연과 순수한 호기심 때문이다. 그녀는 마음만 먹으면 눈짓 하나로 주변의 모든 것을 박살을 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경희가 '그러지 마.'라는 한마디에 자신의 힘을 감추고 평범한 그들과의 생활을 즐긴다. 처음부터 구선생을 이용했던 자윤과는 달리 소녀는 순수하게 경희와 대길을 좋아했고, 그들을 가족으로 여겼다.

영화 후반 경희와 대길의 죽음 앞에서 가슴을 움켜잡는 소녀의 모습은 그렇기에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자윤은 신기한 듯 '느껴지니?'라고 묻는다. 인간의 감정이라고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자윤과는 달리 소녀는 아픔과 슬픔을 느낄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 차이는 굉장히 크다. 결국 감정이 없는 자윤과 경희와 대길 덕분에 풍부한 인간의 감정을 가지게 된 소녀는 3편에서 어떤 선택 앞에서 필연적인 대립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마녀 2]는 [마녀]의 자윤과 대척점에 서있는 소녀라는 캐릭터를 위한 영화이다. 영화 초중반 지루하다는 평이 많던데, 갓 태어난 신생아와도 같은 소녀가 경희와 대길과의 평범한 일상을 통해 인간성을 갖게 되는 과정을 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한다.

그 어떤 괴물도 될 수 있는 존재

영화에서 소녀를 쫓는 여러 조직이 등장한다. 처음 등장하는 것은 토우 4인방이다. 사실 그들은 자윤이 소녀를 아크에서 꺼내기 위해 이용한 존재에 불과하다. 소녀의 각성으로 위기에 빠진 토우 4인방 앞에 자윤이 나타나고 자윤의 등장에 토우 4인방 중 리더는 '나타나줬구나.'라고 반가워한다. 하지만 자윤은 '내가 동생을 찾으라고 했지, 죽이라고 했니?'라는 차갑게 한마디만 하고 가차 없이 토우의 리더를 죽여 버린다. 이용 가치를 다했으니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렇듯 토우 4인방은 자윤의 잔인함과 토우 4인방을 가볍게 제압하는 소녀의 넘사벽 위력을 보여 주기 위한 장치이다.

두 번째 조직은 지역 조폭 보스 용두(진구)인데, 용두는 욕심만 내세우다가 결국 불구덩이 속으로 몸을 던지는 불나방 같은 인간의 민낯을 보여준다. 사실 소녀는 이미 용두 앞에서 무시무시한 힘을 보여줬다. 경희가 아니었다면 용두와 그의 부하들은 뼈도 못 추리고 박살이 났을 것이다. 이쯤 되면 조용히 꼬리를 내리고 도망칠 법도 하지만, 용두는 경희의 목장을 포기하지 못하고 이번엔 토우 4인방과 손을 잡고 경희의 목장을 습격하다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만약 유전자 조작을 통한 개조 인간이 세상 밖으로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용두와 같은 인간들이 개조 인간을 손에 넣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발버둥 칠 것이다. 결코 그들을 통제할 수도 없으면서 욕심에 눈이 멀어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한 채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그들의 모습이 개조 인간에 의한 진정한 재앙이 아닐까?.

세 번째 조직은 유니온에서 파견된 요원 조현(서은수)과 톰(저스틴 하비)이다. 영화에서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유니온은 오래전부터 개조 인간을 실험한 조직으로 개조 인간의 위험성이 대두되자 개조 인간 전체를 소멸시키려고 한다. 조현과 톰은 그러한 임무를 수행하며 전 세계의 비밀 실험실에 남아 있는 개조 인간을 제거했고, 백 총괄(조민수)의 지령을 받고 소녀를 쫓는다. 조현과 톰 또한 개조 인간이지만 그들은 자윤과는 달리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의 마음이 없는 존재의 위험성. 그것은 이미 자윤으로 충분히 증명되었다 조현은 자윤과 아크를 탈출한 소녀를 두고 그 어떤 괴물도 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한다. 하지만 소녀가 조현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3편에서 어쩌면 조현은 소녀의 결정적인 조력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3편을 위한 빌드 업은 끝났다.

애초에 알려진 대로 '마녀'는 3부작으로 기획되었다. 그리고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며 제작이 불투명했던 2편과는 달리 3편은 안정적으로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마녀 2]는 개봉 첫 주만에 14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 손익분기점이 200만 명임을 감안한다면 3편 제작에 필요한 관객은 충분히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1편에서 자윤을, 2편에서 자윤과 대척점에 있는 소녀를 소개했고, 3편에서는 그녀들의 어머니인 미영(변서윤)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윤과 소녀가 드디어 만났다. 쌍둥이인 그녀들이 힘을 합친다면 과연 누가 그녀들을 막을 수가 있을까? 솔직히 나는 무리라고 생각한다. 1편에서 자윤은 넘사벽 능력을 발휘하여 닥터 백의 조직을 박살 냈고, 2편의 소녀 또한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싶을 정도의 어마 무시한 능력을 손가락 하나 까닥하며 선보였다. 그녀들은 미영 찾기라는 목표로 뭉쳤다. 하지만 자윤이 자신의 능력에 따른 부작용의 해법을 찾기 위해 미영을 찾아 나선 것이라면, 부작용 자체가 없는 소녀는 그저 순수하게 가족을 찾기 위해 자윤을 따라나선 것이다. 자윤이 소녀를 아크에서 빼낸 것도 자신 혼자의 힘으로 미영을 빼내기 어려우니 쌍둥이 동생을 이용하려는 계산에 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자윤과 소녀의 운명은 자명하다. 넘사벽 힘을 가진 두 사람은 결국 서로 자웅을 겨루게 될 것이다. 애초에 자윤과 소녀를 뛰어넘을 캐릭터가 불가능한 만큼 두 캐릭터를 서로 대립시키는 것만이 3편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인다.

누가 이길까? 어렸을 적에 친구들과 치열한 논쟁을 벌였던,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태권 V와 마징가 Z 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와 같은 흥미진진한 질문이다. 1, 2편을 통해 두 캐릭터의 넘사벽 힘을 보여줬으니 3편을 위한 빌드 업은 모두 끝이 난 셈이다. 이제는 조마조마 해하며 3편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그저 두근두근하며 기다리면 된다. [마녀 2]를 보며 4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았다. 아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1편이 더 재미있었다고 하지만 (그건 나도 동감한다.) 3편을 위해서 자윤과 소녀라는 두 명의 완벽한 넘사벽 캐릭터를 만들어 냈고 이제 그녀들이 서로 만났으니 이제 우리는 그들의 대결을 기다리기만 하면 될 일이다. '그래서 [마녀 3]는 언제 나온대?'

P.S. 쿠키영상에서 죽은 줄 알았던 조현과 톰이 죽은 척했음이 밝혀진다. 3편에서도 그들을 다시 볼 수 있다니... 박훈정 감독의 GOOD CHO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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