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운 --- 안택상


좁은 창문턱  밤새 내려  소복이 쌓인 흰눈
조심조심 모아 작은 눈사람 만들어
가장자리 한켠 오도카니 세워 두었다

야속한 햇빛으로 녹아내리는
축 늘어진 어깨 이미 예정된

또 한번 이별일 뿐인데
왜 이리  아프고 쓰라릴까

보내고 쓰러진 긴 여운
타들어가지 못한 슬픈 희나리
마지막 불씨  되살리려
핏빛 멍울진  사금파리 몸부림
안타깝게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