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안도현의 [전전긍긍] 모바일등록
15 k하서량 2021.11.27 18:33:19
조회 283 댓글 4 신고


 

전전긍긍 

 

안도현 시인

 

소쩍새는 저녁이 되면

제 울음소리를 산 아래 마을까지 내려보내준다

 

방문을 닫아두어도 문틈으로 울음을 얇게, 얇게 저미어서 들이밀어준다

 

머리맡에 쌓아두니 간곡한 울음의 시집이 백 권이다

 

​고맙기는 한데 나는 그에게 보내줄 게 변변찮다

 

내 근심 천 근은 너무 무거워 산 속으로 옮길 수 없고

 

내 가진 시간의 밧줄은 턱없이 짧아서 그에게 닿지 못할 것이다

 

​생각건대 그의 몸속에는

고독을 펌프질하는 또 다른 소쩍새 한 마리가 울고 있을 것 같고

 

그리고 그 소쩍새의 몸 속에 역시 또 한 마리의 다른 소쩍새가 살고 있는 것도 같아서

 

​나는 가난한 시 한편을 붙들고 밤새 엎드려

한 줄 썼다가 두 줄 지우고 두 줄 지웠다가 다시 한 줄 쓰고 지우고 전전긍긍할 도리밖에 없다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창비, 2004)

 

▓▓▓▓▓▓▓

 

안도현(1961~)경북 예천 출생

 

소속

단국대학교(교수)

학력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

데뷔

1981년 대구매일신문 '낙동강' 등단

수상

2007년 제2회 윤동주문학상 문학부문

경력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6
다른 글 추천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중복글 관련 안내드립니다(2019.07.01)  (5)
[필독] 저작권 관련 게시글 삭제 처리 기준 (2017.02.15 링크 추가)  (23)
좋은글 게시판 이용안내  (16)
벌써 두 번째 붉은 달님 얼굴  file new 미림임영석 29 22.05.19
어른   new (1) 루리의달 43 22.05.19
당신을 사랑 하는 마음 ^^♡♡   모바일등록 new 77엄지 60 22.05.19
까지도 감사   new 은꽃나무 111 22.05.19
사람의 혀   new 은꽃나무 93 22.05.19
사무침   new 은꽃나무 70 22.05.19
5월의 진한 꽃향기도~  file new 미림임영석 57 22.05.19
넉넉하게 사는 길   new 김용수 77 22.05.19
아련한 날의 그리운 추억이여~  file new 미림임영석 73 22.05.19
당신은 나의 꽃입니다   new 무극도율 63 22.05.19
해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new 무극도율 74 22.05.19
행복은 새를 닮았습니다   new 무극도율 65 22.05.19
나그네의 노래   new 도토리 95 22.05.19
성실함으로 자신을 평가하라   new (2) 뚜르 131 22.05.19
수달래 꽃 편지 /박종영   new 뚜르 77 22.05.19
일곱 가지 행복서비스   new 뚜르 141 22.05.19
오늘의 사진 한컷  file new 라이더카우보.. 88 22.05.19
♡ 인간은 고통 속에서 성장한다  file new (4) 청암 121 22.05.19
당신이 오늘에 차음이였으면 좋겠습니다   new 네잎크로바 88 22.05.19
그림자  file 모바일등록 new (2) 가을날의동화 138 22.05.19
글쓰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