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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본 약간 어설픈 영화들... [미션 파서블], [고백], [저승까지 파티피플]
13  쭈니 2021.09.06 16:52:21
조회 79 댓글 0 신고

지난 주말에는 참 다양한 경로로 영화를 즐겼다. 비록 극장에 가지는 못했지만 LG 헬로비전 VOD로 [미션 파서블]을 봤고, Seezn에서 2,750 코코를 투자해서 [고백]을 봤으며,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영화인 [저승까지 파티피플]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예전에는 극장 아니면 비디오 대여점이었는데, OTT 시대가 개막하면서 다양한 경로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되니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하지만 다양한 경로로 봤던 지난 주말의 영화들에게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약간 어설픈 만듦새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선택의 폭은 다양해졌지만, 잘 만든 영화를 고르는 것은 여전히 힘이 든다.


[미션 파서블] - 어설픈 첩보 영화. 더 큰 문제는 코미디마저 어설프다는 점이다.

감독 : 김형주

주연 : 김영광, 이선빈

중국 MSS 고위 간부가 뒷돈을 받고 북한에 대량의 총기를 넘긴다. 하지만 정작 총기는 북한이 아닌 한국으로 유통된다. 이에 MSS는 중국 측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신입 인턴 요원 유다희(이선빈)를 파견한다. MSS가 유다희를 선택한 이유는 어렸을 적에 한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한국어가 능통할 뿐만 아니라 만약에 경우 임무에 실패하더라도 MSS는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책임회피를 할 수 있기 때문. 다시 말해 유다희를 희생양으로 보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MSS 차오(최병모) 팀장을 은밀하게 유다희를 돕기 위해 한국 측 국정원 신기루(김태훈) 요원에게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신기루 요원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는 바람에 엉뚱하게도 흥신소 사장 우수한(김영광)이 유다희와 함께 사건을 떠맡게 되는데...

[미션 파서블]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바로 코미디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을 노골적으로 패러디한 제목에서부터 영화의 의도가 읽힌다. [미션 임파서블]은 불가능한 임무를 멋지게 성공시키는 이단 헌트(톰 크루즈)의 활약상을 담은 영화라면 [미션 파서블]은 가능한 임무를 우스꽝스럽게 실패하는 우수한과 유다희의 모습으로 관객의 웃음보를 터트리는 영화이다.

영화의 설정부터가 그렇다. 사실 유다희의 임무는 간단하다. 중국 측의 실수로 한국에 풀리게 된 총기 밀매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그녀의 실질적인 임무가 아니다. MSS에서 그녀에게 바라는 것은 그냥 무기 밀매 조직에 의해 죽는 것이다. MSS 입장에서는 이것만큼 쉬운 임무가 어디 있겠는가. 유다희의 파트너로 국장원 요원 신기루가 아닌 흥신소 사장 우수한이 맡게 된 것도 유다희의 쉬운 임무를 더욱 쉽게 해주는 요인이 된다. 영화를 시종일관 우수한의 찌질하고 어눌한 모습을 보여준다. 인턴 요원 유다희와 어눌한 흥신소 사장 우수한의 조합이라니... 그들만큼 임무를 실패할 확률이 높은 조합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미션 파서블'을 위한 최적의 조합이 된다.

[미션 파서블]에게서 [미션 임파서블]과 같은 짜임새 있는 첩보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은 없을 것이다. 아마 대부분 나처럼 [미션 파서블]이 얼마나 웃길 것인가를 기대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초반부터 코미디에 집중한다. 문제는 그러한 영화의 시도가 전혀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확실한 것은 이 영화로 감독에 데뷔한 김형주 감독이 코미디에 별로 재능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나름 웃긴 상황을 만들어 놓았지만 그 세부적인 요소들이 전혀 웃기지 않고 썰렁하다. 내가 이 영화에서 웃겼던 것은 신기루와 차오 팀장이 야구장에서 동성애자로 오해를 받는 장면뿐이었다. 물론 그 장면조차도 박장대소가 아닌 실소만 안겨줬다.

코미디 영화인데 웃기지 않으니 [미션 파서블]은 처음부터 힘을 잃는다. 유다희와 우수한이 무기 밀매 조직에 접근해 나가는 과정과 두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한 경찰의 추적, 그리고 한국에 무기를 풀려고 하는 전훈(오대환)의 음모까지, 뭐하나 치밀한 구석이 없다. 애초에 치밀한 전개를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막상 영화가 웃기지 않으니 오히려 영화가 치밀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게 되는데 그마저도 실패다.

영화의 후반부에 가서 우수한의 변신은 더욱 당황스럽다. 찌질하고 어눌하기만 한 우수한이 사실은 사연을 갖고 있는 과거 최정예 국정원 요원이었다는 설정은 진부하고, 갑작스러운 우수한의 변신에 영화는 갑자기 액션 영화로 돌변하지만, 안타깝게도 액션조차도 이 영화는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특히 주방에서의 액션 장면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코미디와 액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이도 저도 아니니 환장할 노릇이다. 속편을 예고하며 끝을 맺은 [미션 파서블]. 진정 속편을 만들고 싶다면 어설픔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제대로 웃기던가, 제대로 치밀하던가, 제대로 폭발적인 액션을 보여주던가,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는 어설픔으로 관객의 선택을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고백] - 누구나 아는 비밀을 어렵게 '고백'하는 영화라니...

감독 : 서은영

주연 : 박하선, 하윤경, 감소현

방송국으로 어느 유괴범의 편지가 도착한다. 자신이 한 아이를 유괴했고, 국민 일 인당 천 원씩 일주일 안에 1억 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유괴한 아이를 죽이겠다는... 이른바 천원 유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되지만 정작 유괴된 아이가 누구인지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고, 유괴범이 입금하라고 알려준 계좌가 아동복지 재단의 통장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한편 지구대 신입 경찰 지원(하윤경)은 경찰서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던 사회복지사 오순(박하선)을 의심한다. 오순은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고 있는 보라(김소현)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무기력에 좌절한다. 과연 오순과 보라는 천원 유괴 사건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고백]은 가정폭력, 아동학대라는 무거운 주제를 전면에 내세운 사회성 짙은 드라마이다. 영화는 두 개의 사건을 번갈아가며 관객에게 보여준다. 천원 유괴 사건을 접하게 된 신입 경찰 지원의 모습과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는 보라를 도와주고 싶은 사회복지사 오순의 모습. 이 두 개의 모습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여성의 시각으로 이루어졌고, 누군가의 도움이 되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다.

학창 시절 집단 따돌림을 당했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경찰이 된 지원. 하지만 지구대의 신입 경찰인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여성폭력 근절 포스터의 모델이 되는 것뿐이다. 현장에서 뛰며 적극적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고 싶지만 그녀의 의욕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다.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여성을 도와주려 했지만 오히려 지원의 개입으로 여성은 스토커의 보복을 당한 것.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녀의 그러한 열정은 천원 유괴 사건을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오순도 마찬가지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가정 폭력 때문에 사이클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던 오순은 사회복지사가 되어 자신처럼 학대받는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법은 부모의 편이었고, 오순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결국 보라를 도와주려다가 사회복지사의 일마저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는다. 보라를 도와주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건다. 자신이 희생되더라도 보라가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가정폭력, 아동학대 범죄가 연일 터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고백]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게다가 밝은 이미지로 인기를 얻은 박하선이 어렸을 적의 상처를 안고 있는 사회복지사 오순을 통해 성공적인 연기 변신까지 선보인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이다. 영화는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너무 극단적으로 영화를 끌고 간다. 그러다 보니 현실성이 결여된다. 사회성 짙은 드라마에 현실성이 결여된 것은 큰 결점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메시지를 안겨주려면 극단적인 설정보다 현실성이 더 중요하다. 서은영 감독은 놓친 것은 바로 그러한 부분이다.

[고백]은 영화적 재미를 위해 몇 가지 트릭을 선보인다. 지원이 마주하게 되는 사건과 오순이 마주하게 되는 사건은 영화에서 번갈아가며 선보이지만 사실 시간대가 다르다. 게다가 영화에는 두 개의 '고백'이 등장하는데 오순의 '고백'과 보라의 '고백'으로 영화의 반전을 선사하려고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시도가 오히려 이 영화를 어설픈 스릴러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는 마치 누구나 아는 비밀을 '고백'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차라리 관객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영화의 메시지에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어설프게 스릴러적 재미를 영화에 가미시키려는 서은영 감독의 시도가 오히려 영화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마저 희미하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고백]은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영화임과 동시에 어설픈 스릴러 영화이기도 하다.


[저승까지 파티피플] - 귀엽다. 문제는 마냥 귀엽기만 하다.

감독 : 스테판 헤렉

주연 : 빅토리아 저스티스, 미도리 프랜시스

생일 주간이 되면 캐시(빅토리아 저스티스)는 일주일 내내 파티에 절어 산다. 그런 캐시에게 어릴 적부터 단짝 친구인 리사(미도리 프랜시스)는 진심 어린 충고를 하고, 분위기를 망친 리사에게 화가 난 캐시는 절교 선언을 하고 만다. 그리고 그 다음날, 숙취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캐시는 화장실에서 넘어져 죽음을 맞이한다. 그녀가 깨어난 곳은 이승과 저승의 중간 단계. 이승의 인연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지옥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수호천사의 말에 캐시는 리사와 아버지, 그리고 어렸을 적에 자신의 곁을 떠난 어머니와의 관계를 5일 안에 좋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 캐시를 볼 수 있는 것은 소울 메이트인 리사뿐. 과연 캐시는 5일 동안의 임무를 완수하고 천국에 갈 수 있을까?

주말을 마무리 짓는 일요일 저녁은 언제나 허무하다. 금요일 저녁만 해도 이틀 동안의 휴일이 길게만 느껴지고, 그 이틀 동안 무엇이든 신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일요일 저녁이 되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금방 이틀이 지나가 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허무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은 분명 좋은 선택이다. 단, 골치 아픈 영화가 아닌, 최대한 가벼운 영화를 골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승까지 파티피플]은 참 좋은 선택이다.

영화는 일단 가볍다. 섹시한 파티걸 캐시가 스물다섯의 나이에 죽고 나서 천국에 가기 위해 이승의 인연을 5일 동안 좋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내용은 그 어디에서도 골치 아픈 무거움을 찾아볼 수가 없다. 캐시의 친구인 리사의 직업이 자연사 박물관에서 일하는 고생물학자라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장래 희망이 지질학자인 아들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비슷한 직업군의 영화 캐릭터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애정이 생긴다. 특히 리사는 옆집 남자를 짝사랑하면서도 1년 동안 고백조차 제대로 못하는 범생이 스타일인데 이상하게 내 아들과 오버랩되더라. 영화를 보며 아내에게 '우리 아들도 저렇게 되는 거야?'라며 쓴웃음을 지었던...

하지만 영화 자체만 놓고 본다면 [저승까지 파티피플]은 참 어설픈 영화이다. 캐시가 천국에 가기 위한 조건으로 이승의 인연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설정 자체가 그다지 공감이 되지 않는다. 이승의 인연이라고 해봤자 죽기 전에 싸운 절친과 화해하기, 딸의 죽음으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아버지에게 삶의 활력을 되찾아 주기, 그리고 어렸을 적에 떠난 어머니를 용서하기이다. 고작 이것만 하면 천국을 갈 수 있다고? 천국 가기 위해 열심히 교회 다니며 선교활동을 했던 사람들에게 자괴감을 안겨줄지도...

살아있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유령에 불과한 캐시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리사의 눈에만 보인다는 설정은 억지스럽다. 캐시가 리사, 아버지, 어머니에게 임무를 완수하는 장면들도 솔직히 공감이 안된다. 뭔가 굉장히 억지스러운데 캐시를 연기한 빅토리아 저스티스의 귀여움으로 모든 것을 커버해버리는 느낌이다. 이 배우, 어디에선가 많이 본 것 같아 필모그래피를 살펴봤는데, 내가 본 영화를 단 한 개도 없더라. 어찌 되었건 참 매력적인 배우임에는 분명하다.

분명 많이 어설픈 영화이긴 했지만 그래도 1시간 50분의 러닝타임이 금방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주말 동안 본 영화 세 편의 영화 중에서는 제일 나은 편이다. 코믹 첩보물이지만 어설프게만 웃겼던 [미션 파서블], 메시지가 뚜렷한 사회성 드라마이지만 어설프게 스릴러 흉내를 낸 [고백]과는 달리, 최소한 [저승까지 파티피플]은 킬링타임용 코믹 판타지로서의 역할을 잘 완수해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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