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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시
55 산과들에 2021.04.16 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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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댧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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