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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카티트 Krakatit
13  후니캣 2020.12.07 08:59:40
조회 102 댓글 0 신고




 

 

 

 

 

 

참고 : https://tumblbug.com/krakatit

 

 

 

손재주가 아주 좋군

 

오래 해 온 일이니까요

폭발물을 다뤘지만요

엄청난 걸 발명했지요

마지막 실험을 기억할 수 있다면...

제가 아는 건 끔찍한 물질로 실험했다는 것뿐입니다

완전히 잊어버렸어요

어딘가로 가야 한다는 느낌 뿐입니다

누군가에게 뭔가를 주기 위해

뭔가를 갖고 오기 위해

머리가 깨질 거 같습니다

 

이걸 마시게

좋아질 걸세

자네 양심에 몇 사람의 목숨이 달렸는지 생각해 보게

전쟁에 그 끔찍한 물건이 사용됐더라면 말

 

모든 사람을 공포로 몰아넣는다면요

 

폭발물로 평화를 강제할 수는 없네

교육이 필요하지

사람이 변하니까

나처럼 사람을 이해한다면

사람은 자기 일에서 성공할 때

가장 행복하다네

언젠가는 모두가

타인의 불행을 딛고는 행복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될 걸세

누구도 그런 걸 오래 참아내진 않을 테니까

모두가 힘을 합쳐서

자기들 소유가 아닌 것을 두고 싸우는 걸 멈추게 될 걸세

 

정말 좋은 이상이긴 하나 저는 현장에서 일합니다

전 과학과 발명을 믿습니다

세상의 얼굴을 바꾸겠지요

 

그렇지만

누가 그걸 소유하느냐가 문제지

 

 

 

 

별다른 정보 없이 1940년대 체코에서 만들어진 SF-공상과학 영화라는 것만 알고서 보게 된 크라카티트는 실망할 정도는 아니지만 엄청날 정도의 영화도 아니었다. 고전 영화에 관심 있다면 흥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 다만, 발표된 당시에 이 영화를 봤다면 음울한 분위기 때문에 꽤 불안해하며 봤을 것 같기도 하다. 아는 게 적어서인지 영화를 본 다음 검색을 해보니 이 영화의 원작이 꽤 유명한 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핵전쟁과 원자로 문제를 예견한 최초의 SF 소설. 원자물리학의 발달로 생겨난 핵폭탄의 쟁탈전을 묘사한 크라카티트는 오늘날의 원자로 문제와 원자탄에 의한 전쟁 위협 등을 예견하였다. 20세기 초 모더니즘 시대의 소설답게 차페크는 크라카티트에서 리얼리즘과 알레고리를 혼합하고, 꿈 또는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묘사한다.

주인공인 과학자가 전쟁을 준비 중인 발틴 성의 젊은 공주와 경험하게 되는 사랑 이야기는 차페크 소설 중에서도 보기 드문 생생한 에로티시즘의 묘사다. 또 일생 동안 다시 만나려고 발버둥 쳤으나 다시 만나지 못한 베일을 쓴 미모의 여인에 대한 환상은 이룰 수 없는 첫 사랑의 이야기 같다. 이는 차페크 특유의 근본적인 동화 같은 소설의 구성이다.

가공할 폭탄을 소유하여 세계를 전쟁으로 지배하고자 하는 집단이나 정부가 여성을 이용한 유혹적인 방법과 사악한 방법으로 주인공 프로코프를 이용하려고 하나 그를 완전히 사로잡지는 못 한다. 오히려 집단의 권력과 음모에 맞서 사랑을 지켜내려는 주인공의 사투와 희생에서는 휴머니즘이 더 빛을 발하고 있고, 전쟁과 파괴보다는 희생과 사랑 그리고 건설적인 창조를 강조하는 이 소설의 철학적인 결론은 무척 흥미롭다.“

 

영화를 보는 동안 핵전쟁에 대한 은유가 많이 느껴진다는 생각이 곧장 들게 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정보를 접하고 봤다면 좀 더 그런 느낌 속에서 흥미롭게 봤을 것 같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엄청난 파괴력의 폭발물을 만들었지만 갑작스럽게 기억을 잃은 남성의 시선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는 크라카티트는 회상과 환각 그리고 기억상실이 뒤섞여 조금은 보기가 불친절 하지만 꽤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언뜻 독일 표현주의 영화들이 느껴지기도 하고. 기묘한 악몽 같은 분위기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특별히 체코 영화를 접한 적이 없어서인지 영화에 관해서는 불모지라 할 수 있는 그곳에서 어쩌다 이런 요상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는 괜히 궁금해지게 된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조건 속에서 인상적인 영화를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주인공이 만나고 헤어지는 여인들과 야심과 욕망 속에서 만들어낸 강력한 파괴력의 폭발물 크라카티트를 차지하려는 여러 야욕과 마지막 후회 속에서 생각해내는 새로운 선택까지 약간은 아쉬운 점을 찾기도 하지만 꽤 근사한 영화였다. 핵전쟁과 핵폭발에 대한 어두운 시각으로 채워진 영화 중 무척 기억에 남을 영화이기도 했고.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시선을 따라 어지러움을 느끼며 무언가를 찾으려고 애쓰는 영화였다. 결국에는 찾을 순 없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것을 깨닫게 해주기도 한다. 괜찮은 영화다. 볼 수 있으면 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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