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 지나면 서른이네요
이제 결혼을 생각해야 할때지요^^
뭐 결혼함에 있어 크게 문제될 게 있는 건 아니지만

결혼하면 그렇잖아요
지금 저 자신도 일에 치여서 제대로 공부를 따로 한다든가
적은 돈이라도 아끼려다 보니까 사람이 쫀쫀해지기도 하고
그냥 궁핍하게 지내는 것도 조금 짜증이 납니다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를 사기도 했지만
그 할부대금을 제 짝지가 대신 납부해주고 있거든요
근데 저는 그걸 받는거조차도 참 부담스러워요
짝지도 돈을 넉넉하게 버는 것도 아닌데 군말없이 해주는 게
속으론 얼마나 고마운지...

그런데 계속 돈 모으는 거나 결혼해서 살려니까 머리가 복잡해요
내년엔 저도 내세울 수 있는 자격증도 필요해서 공부도 많이 해야는데
할건 많은데 솔직히 제 자신이 안따라주고 주말에 잠에만 빠져 살고 있으니
한심하기도 하도 답답하네요

자꾸 집안일까지 언니(엄마가 돌아가신 탓에 아빠가 계시지만 언니가 가장 노릇을 합니다)
에게 다 맡겨버리니 강아지까지 돌봐야 하는 언니에게 참으로 미안하네요

그래서 제 생활을 확 바꾸는 기회일 수도 있고
좀더 내 인생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힘들어도 결혼을 해버릴까 생각도 해요

그렇다고 뭐 즉흥적으로 결혼한단 생각을 한건 아녀요
남친과 사귄지도 1년이 넘었구요 나이도 있고
무엇보다 서로 더 가까이 필요하고 사랑하니까요
그리고 일주일에 단 몇시간 같이 있고 헤어지니까
제 남친이 힘들 때 제가 곁에서 다독거려주고 싶어요
잘 못만나면 그만큼 챙겨주지 못하잖아요
그렇다고 하나하나 다 챙겨준단 말은 아니지만^^


하지만 결혼하면 그렇잖아요
지출도 더 많아지고
자기 시간도 없고
시부모님이랑 시댁 어른들땜에(시누, 형님 등등)지금 사는 것도 어떻게 잘 살아얄지 고민인데
결혼하면 그런 생각할 일들이 더 많아질 거 아녀요

그리고 결혼자금도 제가 거의 못 모아서 시간도 더 걸릴텐데
그러다가 몇년을 계속 결혼 못하고 미룰지도..ㅠㅠ

집도 형편이 안되서
제 생각엔 아파트보단 걍 전세로 주택 2층에 세들어 살까 하기도 하는데
맞벌이엔 아파트가 더 편하다면서요 빌라는 대부분 사람들이 살지 말라데요
나중에 손해본다고

아파트 구할 돈으로 걍 싼 주택 전세 얻어서 남은 돈으로 종자돈 굴려서
그렇게 돈을 불릴까 싶네요

자꾸 제가 현실적으로 이래저래 따지고 돈돈하는 거 같아요
또 경제적으로 더 나은 남자를 만났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도 많이 하구요

하지만 제 짝지는
무엇보다 저를 많이 아끼고 끔찍이 여기고 저보다 사랑이 더 많은 사람이에요
제가 잘못해도 같이 해결할 방법을 생각하는 성실하고 따뜻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제 짝지를 믿지만...
자신이 벌어서 자신이 결혼자금을 다 마련해야 하니까
시댁사정까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리고 제가 거의 밤늦게까지 일에 매달려 있어야 하니까
애를 낳아도 잘 키울까 걱정이 큽니다
누가 돌봐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래서 결혼하고 당분간 나이가 많지만
애는 2년쯤 있다가 낳을까 싶어요
글타도 애 땜에 일을 그만둘 수도 없고 ㅠㅠ

에구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