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풀이 - 김용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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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부내요, 늦은 봄날

먼 산 나무들이 춤을 추네요

개펄 묻은 저 바람의 발바닥 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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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다가와 거친 손으로

나의 흰 머리칼을 쥐뜯어 놓고

강아지 밥그릇을 발길로 차기도 하며

종일토록 무에 그리 화딱지가 나는지

우우-

울음소리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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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못마땅해 하는 것이

저 바람뿐이겠어요

산중의 내 마음에도 솜뭉치가 박혀

가슴 치며 하늘에다 주먹질을 해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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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그 사람들이야 오죽 하겠어요

환장을 하지 않고서야

뜨는 해를 그냥은 바라 볼 수 없겠지요

우우-

머리 풀고 미친 바람 지나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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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풀꽃 한 송이

개인시집 (대숲에 내리는 달빛) 중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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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수지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