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사랑하자  ---   조한직

 
마른 잎에도 사랑이 배었거늘
잎 떨치는 삭풍의 잔인함을 보고 있다

그러나 떨어져 뒹구는 저 낙엽 위에도
못다 한 사랑은 흐르고 있다
죽어서 사는 환생의 진리가
저 뒹구는 낙엽 속에도 깃들어 있음을 알자

억만년 품어온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인간은 그 진리가 변하리란 어리석음을 품고도
그 어리석음을 알지 못한다.

삶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절대로 살아내야 하는 사명이며
죽는 그 순간까지도 고귀한 것이다

최선을 다한 삶이라면
죽음에도 회한은 없을 것이며
삶이 죽음보다 가벼움을 알자.

쓸모 있는 죽음을 살자
헛된 죽음을 버리고 쓸모 있는 죽음을
푸른잎 낙엽으로 지듯 고요히
꽃보다 아름다운 죽음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