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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모바일등록
11 김별 2022.05.20 15:56:27
조회 124 댓글 0 신고

미인도 / 김별

 

요즘 새로운 버릇이 하나 생겼습니다.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당신의 얼굴은 더 할 수 없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그만큼의 신비로움을 가지고 있는 까닭입니다.

 

사람의 얼굴만큼 오묘한 신비로움과

영원히 다 알지 못할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또 있을까만

꽃이라면 사람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 없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분명한 건

사람 얼굴 또한 마음을 담는 그릇이니 

당신의 얼굴도 당신의 마음을 담았을 겁니다.

그 얼굴에서 태초 청정의 영역을 봅니다. 

 

다만 나는 어리석어 관상학으로도 볼 수 없는

그 아름다움의 정체를 분명히 알지 못한 아쉬움을 

막연히 짐작만 할 뿐 다 가려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어느 낯선 여행길에서 문득 뒤돌아 본 

뜨거운 노을빛 같은 것이어서

영원히 다 알 수 없는 비밀을 숨기고 있는 까닭일 겁니다.

 

그늘과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얼굴은 아름답지 못할 겁니다. 

그러나 그늘과 상처가 그대로 드러나는 얼굴이라면 

향기를 잃고 시든 꽃처럼 진정한 아름다움을 말하지는 못할 겁니다. 

지나친 화장은 오히려 천박하고 흉측 할 수도 있듯 말이지요. 

 

그것은 빛과 향기로 승화시키지 못한 치부를 

단지 미소로 가린 거짓의 또 다른 모습일 테니까요.

그렇건만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진정한 민낯의 얼굴에서는 

아름다움에 숭고함까지를 느끼게 합니다.

옥의 티가 옥의 빛을 가릴 수 없다했지만 

그 티끌조차 완벽히 지워버린

무결점의 아름다움은 그 마음이 만들어 준 최고의 창조물일거라 믿으니까요.

 

예로부터 많은 미인도가 있었지만 그 어느 얼굴도 

당신의 얼굴만큼 완벽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는 탄성을 지르는 건 

순전히 감정이 섞인 오류였다 해도

이것은 단지 당신이 미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삶을 반듯하게 잘 살아온 너무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기 때문일 겁니다.

수행자가 아니라 해도

삶이란 결국 자기 자신을 반듯하게 세워가는 과정일 테니까요. 

 

또한 시를 쓰고 예술을 한다는 것.

하루를 열심히 일하고 넉넉한 저녁을 맞는다는 것

나이를 먹고 세상과 세월을 견디고 살아간다는 건

닳아가거나 잃고 퇴색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다듬고 창조해 가는 과정임을 다시금 반성하고 되새깁니다.

 

나는 그것을 노동과 운동의 차이로 새기기도 합니다.

단순 노동은 힘을 소모시키지만 

운동은 소모 된 힘을 다시 채워주는 현상과 같다 믿으니까요

 

그리하여 하루에도 몇 번씩 다시 당신 얼굴을 바라보는 건

거부할 수 없는 신비로움 힘이 자연스럽게 나를 이끌었기 때문이지

양귀비꽃 같은 마력도 장미와 같은 유혹도 아닐 겁니다.

오히려 흔한 들꽃처럼 비바람에 씻겼기에 

더 신선하고 눈부신 매력을 갖는다 하겠지요.

 

세상에는 과학이나 어떤 사상으로 설명 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제한적이기에

당신의 얼굴 속에는 익숙해진 단순한 아름다움과 향기가 아니라

자연과 천지의 이치,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이 다 들어 있으니까요.

그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자신을 갈고닦은 사람조차 다 가늠할 수 없는 깊이와

신비롭고 오묘한 감흥을 담고 있었으니까요.

 

우리 민족을 恨의 민족이라 하던가요?

한이란 단지 슬픔이거나 고난이 아닐 겁니다. 

그것을 뛰어넘어 승화시킨 극치의 아름다움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恨일 겁니다.

살풀이춤이나 하회탈, 우리 민족의 문화와 정서에서 그러함을 

극명하게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한국적이기에 

전 인류적인 아름다움의 정점이 될 수 있는 정신과 마음과 영혼의 표본일 겁니다.

이 지구별에 살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얼굴일거라 믿으니까요. 

당신의 얼굴이 그렇습니다. 

단지 잘생긴 얼굴을 이른다면 오히려 유치하겠지만

질곡의 역사가 빚은 미래를 위한 최선의 가치를 떠올리는 건 우연이 아닐 겁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살고, 그 사람마다의 마음이 가진 얼굴이 다르기에

영혼 그리고 빛과 향기도 다를 겁니다. 

그만큼 아름다움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 아름다움의 기준은 정점에서 하나로 모아져 다시 흩어질 겁니다.

하늘이 시인에게 준 영감과 영역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듯이

그런 얼굴을 만난 건 

하늘 아래 가장 낮은 자리에 존재하기에

가장 큰 존재인 바다처럼 

가장 진솔한 삶에 몸을 바친 사람에게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일 겁니다.

그 외에 어떤 말로도 더 설명할 수 없기에 말입니다.

당신의 얼굴을 보는 즐거움에서

설렘과 고마움과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봅니다.

 

다만 염려라면

가늠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두고

불필요한 사색과 감흥이 오히려 사족이 될 것 같은 

조심스러움과 부끄러움입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기에

불필요한 접근이

어리석은 시인으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탐하다 다시

눈을 다치게 할까 다만 그것이 두렵습니다. 

 

그렇지만 제 가슴속에 소망 하나 쯤은 품어도 되겠지요.

미소보다 더 나은 화장은 없을 겁니다.

아름다운 그대

늘 그 얼굴에 미소를 잃지 마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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