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난다
대장장이 2022.05.18 15:06:51
바닥이 난다
비둘기 날개 한 쌍이 바닥에 깔려 있어
몸은 잃고 상징만 남 남았네
썩지도 않고 누가 훔쳐가지도 않을 평화가
바닥을 치고 있어
하늘을 날던 몸짓은 타이어에 으께져서 더욱 가벼워
뒷골목 찌꺼기 먼지 속에서 자라난 깃털
바닥에 자꾸 새겨쟈고 있어
스릴이 없다면 한 순간도 살 수 없지
날아본 적 없는 없는 아스팔트 위로날개의이
날개의 기억이 촘촘히 스캔되고 있어
구구구. 울 면서
저렿게 너덜너덜한 바상의 무늬가
혹시 나에게도 있을까?
추락하던 내 날갯죽지가 문득 간지러워
구구구.
내일이 돋아나고 있는 결까?
날개들은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어서
비상할 수도 있는 거. 맞지?
바닥을 치면 이제 올라길 일만 남은 거잖아
근데, 저 선명한 날갯짓은
얼마나 더 오래 추락하고 있어야 하는 걸까?
낮은 곳으로 깔리는 땅거미 구름
구름을 끌고 내려온 그림자
그림자 한구석에 박혔던 돌맹이들과 함께
구구구 .
바닥이 떠오르고 있어
◑ 박 시 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