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학원들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다고 한다.

정부의 강경정책에 꼬리를 감춘다고 하는데 글쎄......



어제 나는 슬펐다.

교육문제로 인해 많이 슬펐다.

수능이 탈도 많아 사회적으로 교육문제가 시끄러운데 아내의 말을 듣고 더욱 슬펐다.

아내는 11월부터 본업인 학원강사로 돌아갔다.

그동안 예빈이의 출산으로 인해 미루어 오다가

이제는 예빈이를 언니인 예슬이가 돌보아 주고 있어서

가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고자 다시 학원강사로 나간 것이다.

이제 내일이면 월급도 받는데 기쁘지가 않고 자꾸만 슬프다.



아내가 나가는 학원은 "밑줄 좍~~~~"으로 유명한 H학원이다.

거기에서 전공을 살려 중학생 과학을 강의한다.

그리고 월말이면 시험을 본다.

그냥 시험을 보면 되는데 학생들의 성적이 잘 나오게 하기 위해 편법을 쓴다는 것이다.

그건 다름이 아니라 서울에 있는 본원에서 시험지가 오는데

원장의 지시에 따라 그 시험지를 복사해서 미리 시험을 치르고

해당 시험일에는 원본으로 재시험을 치르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아무래도 성적은 잘 나오기 마련이고,

그 성적을 부모에게 통보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교육이란 말인가?

학생들의 실력은 향상된 것일까?

그 학원의 원장은 학생들의 성적이 향상되었음을 부모에게 증명(?)해 보이려고

이렇게 모든 과목을 모든 강사들에게 지시하여 편법을 쓴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 학원의 강사들은 늘 그래왔다고 한다.

아내는 원장에게 이의를 제기했지만 오히려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을 당했다고 한다.

그 원장은 독실한(?) 신앙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학원사업을 비롯하여 교육사업(학습지 포함)은

교육적 사명이냐 아니면 비지니스에 중점을 두느냐의

trade off의 관계에서 고민을 할 수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지만 교육적 사명을 져버린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런 행위는 학생들을 기만하는 것이며,

부모들을 농락하는 행위이며,

강사들을 슬픔에 젖게 하는 처사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근본인 것이다.

비지니스는 있되 사명은 없는 것이다.



어제 아내와 나는 이런 대화로 잠도 못자고 아침을 맞았다.

우리 부부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비지니스는 있되 교육적 사명이 없어서는 안된다.

다시 한번 원장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사표를 제출하자고.....

우리에게 있어서 아내의 취업은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빈이의 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슬프다.

그 원장은 독실한(?) 신앙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신앙은 있지만 구원은 없는 것이 아닌가?

비지니스는 있되 교육적 사명은 없는 현실이 마냥 슬프다.

없다......



누구 나랑 소주할라요?

안주가 없는 소주라도 좋지요.

소주는 있되 안주가 없다?

아니, 나라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는 아름다운 가슴이 있지 않은가?

있다.

아름다운 가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