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쓰기, ‘소망하는 나’를 찾아가는 외길
천재 2006.07.24 10: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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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21권, 라면상자로 3개 분량. 이것은 1986년 6월 이후 2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쓴 어떤 사람의 일기장의 부피다. 실제 일기의 주인공인 유지웅씨는 고등학교 갓 입학한 문학 소년이었을 때 첫 미팅을 주선했던 선배누나의 농담처럼 시작된 말이 동기가 되어 일기 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10년 일기 쓰면 성공한다더라."



이 말이 어떻게 그 소년의 마음에 강력한 동기를 불어넣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20년을 한결같이 날마다 일기를 썼다고 한다. 사춘기, 예민한 고등학생 시절 입시 스트레스, 진로에 대한 고민들이 촘촘히 박혀 있는 일기는 양치질하는 것처럼 습관이 되었다는데, 유씨가 자신의 일기쓰기 삶을 돌아보며 하는 이야기가 의미 있다. 첫 10년 동안은 10년 후 내가 정말 뭐가 되어 있을까 기대하며 일기를 썼는데, 20년이 된 지금 30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질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한다. 외적 성공보다 내면의 성숙을 일기가 준 가장 큰 선물로 꼽는다고 하니 이해가 된다.



사춘기 시절부터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까지 일기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그의 증언으로는 “어떻게 살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한 흔적이 남아 있었을 것이며, 자신을 돌아보고 채찍질하고 검증하는 시간도 가지면서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걸었는데, 살면서 받게 되는 크고 작은 상처는 일기를 통해 치유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일기가 한 사람의 내면을 성장시켜주고 자신의 정체성과 삶에 대한 자세를 잡아가는 데 더없이 좋은 글쓰기임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런데 어릴 때의 일기 쓰기는 자발성이 거세된 의무 그 자체였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는 일기를 곧잘 쓰던 사람도 어른이 되어서는 일기를 거의 쓰지 않는다. 하지만 일기는 남들이 보지 않는다는 전제로 진솔하게 쓸 때 비로소 자기 안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그것이 ‘통찰력’인데, 내 솔직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꺼내놓고 그것이 부끄러운 것이든 욕망이든, 좌절이든 내 눈으로 확인함으로써 실체를 확인하게 된다. 거기서 억압이나 부정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면서 내가 실제 행동해야 할 원칙을 정하게 되고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나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일기 쓰기가 정신분석이나 심리학에서 말하는 ‘치유’의 과정이라고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자전적 형태로 가져다놓은 글이나 창작의 모든 코드가 읽는 사람에겐 경험을 나누어 받는 길이 되겠지만 쓰는 사람에겐 치유의 의미가 된다. 창작에 몰두하는 대부분의 작가가 본질적으로 자기 안의 정신적 외상을 치유하는 한 방법으로 글쓰기를 한다고 볼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런 과정을 잘 보여주는 작가가 소설가 김형경이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라는 소설을 통해 그녀는 자신이 받은 10년간의 정신분석을 그대로 녹여내어 ‘우리를 정신분석의 길로 안내하는 유일한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집을 팔아 한 여행을 다녀와서 쓴 <사람 풍경>에서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질 수 있는 수많은 감정의 키워드를 따라가며, 여행기와 심리 치료를 잘 버무린 좋은 에세이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경험과 창작의 토대 아래서 신문을 통해 지면 카운슬링을 하기도 하였다. 적어도 독자는 소설가 김형경이 이러한 글쓰기를 통해 분명 자신의 상처받은 내면을 일정 수준 치료하고 한결 가벼워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글쓰기로 내 안의 상처를 치료하고 본연의 나를 찾고자 한다면 자기감정에 최대한 솔직한 글쓰기를 해야 한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최대한 솔직하게 기록하는 과정을 거칠 때 통찰력이 생기는 글쓰기에 성공할 수 있다. 누구에게 내보이는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먼저 일기 쓰기를 권한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자유로운 일기 쓰기를 통해, 나의 욕구를 찾고 내가 되고 싶은 나를 찾게 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도 있고 또 진짜 쓰고 싶은 글이 무엇인지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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