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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파

여름 보양식으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서 가장 후한 점수를 받은 것은 닭요리.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은 토종 삼계탕을 최고로 꼽았다. 병아리보다 조금 큰 영계를 푹 고아 먹는 삼계탕은 고기 맛뿐만 아니라 함께 들어가는 황기 인삼 대추 등의
효능을 믿기 때문이란다. 서울에서 삼계탕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효자동 토속촌이 그의 단골집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한 그릇씩 먹고 나면 원기가
회복된다고 한다. 김순환 동부화재 사장, 김한 메리츠증권 부회장 등도 삼계탕을 최고 보양식으로 꼽았다. 김한 부회장은 특히 초복 중복 말복에
순번을 정해 지점이나 본사 부서의 직원들과 함께 인근 삼계탕집을 찾는다. 김 부회장은 삼계탕 한 그릇을 같이 먹으면 유대감까지 길러진다고
말했다. 최세훈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 사장은 담백한 닭칼국수를 애용한다. 닭고기를 우린 육수로 끓인 칼국수는 그야말로 진국이라고. 동대문
닭한마리 골목의 명동닭칼국수를 자주 찾는다.

◆장어ㆍ추어탕파

육류만큼 단백질이 풍부하면서 지방이 적은 장어구이ㆍ추어탕도 CEO들의 인기 보양식이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추어탕을 즐겨 먹는다. 임원들에게 추어탕이나 한 그릇 하러 가시죠~라고
제의해 번개 추어탕 모임도 종종 갖는다고. 손복조 대우증권 사장과 송혜자 우암닷컴 사장은 장어 애호가다. 일본인들이 우리의 복날에 해당하는
도요날에 먹는 장어는 대표적인 스태미나식. 손 사장은 외부인사와 만날 때도 장어구이 장어탕 등 장어를 재료로 한 음식을 메뉴로 정한다. 손
사장은 하얀 속살이 담백하면서 보드랍고, 거무스름한 껍질이 고소해 맛이 좋다며 기력이 없을 때 먹고 나면 피로도 덜하고 힘이 난다고
소개했다.

◆웰빙파

동물애호가나 외국인들이 아무리 뭐라 한다고 해도 보신탕을 먹고 안 먹고는 개인 취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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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굳이 여름이 아니어도 보신탕을 즐기는 CEO들은 많다. 보신탕은 예부터 병 후 회복식으로 쓰일
정도로 소화가 빠르고 양기를 높여주는 효험이 뛰어났기 때문.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웬만한 보신탕집은 이름만 대면 다 알 정도로 보신탕
마니아다. 아미노산의 조직이 사람과 가장 유사해 단백질 흡수율이 높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동걸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은 생된장을 보양식으로
애용한다. 젊은 시절 어느 허름한 가게에 해장하러 갔다가 각종 야채를 생된장에 비빈 2000원짜리 생된장 비빔밥을 먹은 후 된장 마니아가
됐다고. 가격부담이 없으면서 항암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영양식으로 만점이란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사장의 보양식은 오미자와 홍삼을 섞어 끓인
물에 고향 강진에서 부모님이 직접 올려 보낸 미숫가루와 청국장가루를 넣은 음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자리라 신경성 위염 등이 잦은데 이것을
장복하고부터는 전혀 그런 증상이 없다는 설명이다. 아침에 주로 마시는데 바쁜 아침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영호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고향인 울릉도 음식이 입맛에 편안한 보양식이다. 바다를 건너기가 쉽지 않으므로 여름이 힘겨울 때면 물왕리 저수지
근처에 있는 울릉도 음식 전문점을 찾는다.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최고 보양이라고 한다. 이종규 코스콤(증권전산) 사장은 각 지역 특산음식물을
보양식으로 꼽았다. 여름 휴가철마다 부인과 전국 방방곡곡에 위치한 유명 산을 찾아 등산한 후 인근 지역에서 그 지역 특산물을 먹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지난 여름 전국일주 때는 봉화 청량산 밑에서 안동 헛제사밥을, 경주 남산에서 황남빵을, 수안보에서 옥수수떡을 먹었다고 한다. 이
사장은 지역 특산물을 골고루 먹는 것이라 모르긴 몰라도 영양이 풍부할 것이라며 새로운 문화체험의 재미가 쏠쏠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개성파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CEO라서 그런지 기상천외한 보양식을 애용하는 사례도 많다. 육식을 좋아하지 않는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은 계란 흰자를 체력유지 비법으로 꼽았다. 계란을 삶아 흰자를 분리해서 먹는데 채식 위주 식단에서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이
보충된다고 설명했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아 노른자는 피하고 있다고 한다. 박주만 옥션 사장은 보양식으로 곱창볶음을 꼽았다. 박 사장은 곱창을
양파와 적절히 곁들여 볶아내면 그 맛과 영양이 한여름을 이겨내기에 충분하다며 곱창에 소주를 곁들이면 그야말로 맛이 일품이라고 밝혔다. 자주 찾는
곳은 서울교대 일대와 강남 뒷골목의 유명 곱창볶음집. 정대종 우리홈쇼핑 사장의 보양식은 생선회. 정 사장은 짜고 매운 것을 싫어해 뜨거운 국물이
있는 식사를 썩 즐기지 않는다며 영양 차원에서도 고기보다는 생선회가 좋다고 말했다. 닉 라일리 GM대우 전 사장은 조기ㆍ굴비 등 한국 생선을
최고 보양식으로 꼽았다. 작년 말 석 달여 만에 체중을 무려 13㎏ 줄인 후 원기보충을 위해 한식과 생선을 꼭 식탁에 올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