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라
야무치 2006.04.17 20:07:26
기업에 `대학생 객원마케터` 확산... "인터넷 여론 주도층"
홍보대사 역할도 겸해... 학생들은 실무경험 기회 얻어 인기
‘네이버에서 ○○○를 찾아보세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식검색 서비스를 일반인의 머릿속에 각인시킨 이 광고카피는 누가 만들었을까? 전문 카피라이터의 작품이 아니다. 주인공은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네이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네사모)이라는 대학생 객원마케터들이다. 대학생 객원마케터란 기업에서 대학생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업 마케팅 등의 실무에 접목하기 위해 운영하는 대학생으로 구성된 아이디어 집단을 말한다. 이들은 기업에 아이디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주위의 또래 집단에 회사의 좋은 이미지나 성과를 홍보하는 홍보맨 역할도 한다.
1997년 ‘하이트’에서 가장 먼저 실시된 대학생 객원마케터 제도는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인터넷 이용에 익숙한 대학생의 여론형성 능력을 눈여겨보았기 때문이다. 이제 인터넷에서 여론몰이를 하는 대학생의 생각을 읽는 것은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대학생들로서는 객원마케터로 활동하면서 재학 중에 기업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고 자신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영될 경우 중요한 경력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제6기 하이트 객원마케터로 활동했던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김병주씨는 “6개월의 임기 동안 월례모임 등을 통해 마케팅에 대한 감각과 실무를 익힐 수 있었다”며 “특히 실제 마케팅 전문가와의 대담 등을 통해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마케팅 실무에 익숙해질 수 있었던 것은 재학 중에 좀처럼 하기 힘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하이트의 경우 대학생 객원마케터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젊은 고객층의 입맛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실시하고 최근 음주트렌드를 분석함으로써 하이트 맥주가 고객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은 한 달에 두 차례의 공식 모임을 갖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교환한다. 종종 기업 마케팅 담당자와 미팅을 가짐으로써 실무 감각을 익혀나간다. 또한 봉사활동을 통해 하이트의 사회 공익적 이미지를 제고하고 플래시몹과 같은 재기발랄한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하이트 맥주의 젊은 이미지를 확립하는 데 기여한다.
금융권에서 제일 먼저 대학생 객원마케터 제도를 도입한 신한은행은 ‘대학생 홍보대사’란 이름의 대학생 객원마케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활동 내용은 하이트 대학생 객원마케터와 별반 다르지 않다. 5명 1조로 6개월 동안 활동하며 월 1회의 공식적인 전체 회의를 갖는다.
회의에서는 각 조에서 자율적으로 선정한 미션의 수행 결과를 발표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주임무 중 하나는 기존의 사원들이 정형화된 틀에 매여 미처 생각지 못한 창의적이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다. 신한은행 측은 인터넷을 통해 여론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들 대학생 홍보대사를 통한 구전(口傳) 마케팅 효과에 특히 주목한다. 대학생 객원마케터는 아이디어 제공 외에 신한은행의 이름을 걸고 봉사활동, 일일 은행체험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자연히 이들의 활동 자체가 신한은행이라는 브랜드를 홍보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신한은행 홍보실 이찬희 차장은 “신한은행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어 대학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홍보대사가 미래의 고객층이자 신세대 여론 창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생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제4기 신한은행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연세대 사학과 3학년 손령씨는 “은행 일일 체험,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기업의 실무를 접할 수 있고 현업에 나가 있는 선배들과의 교류 등을 통해 사회 경험을 미리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미디어 기업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대학생을 끌어들이기 위해 더욱 열심이다. 최신 트렌드 및 기술을 발빠르게 받아들이는 대학생은 미디어 기업이나 포털사이트의 가장 큰 고객층이자 영화, 게임, 인터넷의 유행을 선도하는 계층이기 때문이다. 게임채널 ‘온게임넷’, 영화채널 ‘OCN’ 등 다수의 케이블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온미디어는 ‘FMG’(Future Media Group)라는 대학생 객원마케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FMG를 담당하는 조은희 대리는 “시청자들의 취향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지금, 형식을 깨는 파격을 지닌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는 기업에 있어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FMG는 온게임넷, OCN, 투니버스 등 온미디어의 케이블 채널별로 각각 10명씩 배정돼 한 팀을 이뤄 활동한다.
이들은 자신이 속한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을 홍보, 마케팅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온미디어 측에선 채널별로 재미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경우엔 실제 프로그램으로 편성해 줌으로써 객원마케터의 사기를 북돋워준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영화 채널 OCN에서 방송한 ‘무비어워드’의 경우 대학생 객원마케터들이 직접 콘텐츠를 기획, 개발하고 제작에까지 참여했다.
‘무비어워드’는 대학생들의 참신한 발상이 돋보였다. 작년 한 해 동안 관심을 끌었던 영화들을 상대로 ‘코송송눈물탁’(가장 눈물연기를 잘한 배우), ‘입술이 운다’(가장 멋지게 키스한 영화 속 커플)와 같은 기발한 수상내역을 만들어냄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던져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도 콘텐츠의 활성화 및 보충, 개발을 위해 대학생 객원마케터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의 ‘네사모’나 야후 코리아에서 운영하고 있는 야후 ‘거기 걸스’ 등이 그 예다.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네사모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모임을 갖고 네이버의 전체적인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리포트를 제출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네이버의 광고카피뿐 아니라 네티즌들이 검색한 검색어를 모아 놓은 서비스 ‘검색 포켓’,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동영상 베타’ 같은 서비스가 모두 네사모에서 활동하는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것이다.
야후 코리아의 대학생 객원마케터인 야후 ‘거기 걸스’는 야후 코리아에서 갖가지 실용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거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도입됐다. 2인 1조로 활동하는 ‘거기 걸스’의 대학생 객원마케터는 회사로부터 활동비를 지급받아 볼거리, 데이트 코스, 특별한 행사가 열리는 곳 등을 발굴,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여대생들이 직접 참여해 꾸려가는 ‘거기 걸스’ 서비스는 여대생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야후 거기 걸스에서 활동했던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송은림씨는 “내가 발굴한 아이디어가 채택돼 야후 사이트에 올라갔을 때 객원마케터로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맛집의 위치, 가격 같은 단편적인 정보를 소개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곳과 관계된 소소한 이야기들을 칼럼형식으로 맛깔스럽게 풀어냄으로써 단순 정보성 콘텐츠와 차별화되는 면모를 보인다.
신한은행의 이찬희 차장은 “과거 기업의 대학생 채용은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끊임없이 타기업과 차별화를 꾀해야 하는 최근의 기업환경은 기업으로 하여금 대학생 객원마케터 제도를 통해 대학생의 참신한 발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곤 주간조선 기자
홍보대사 역할도 겸해... 학생들은 실무경험 기회 얻어 인기
‘네이버에서 ○○○를 찾아보세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식검색 서비스를 일반인의 머릿속에 각인시킨 이 광고카피는 누가 만들었을까? 전문 카피라이터의 작품이 아니다. 주인공은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네이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네사모)이라는 대학생 객원마케터들이다. 대학생 객원마케터란 기업에서 대학생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업 마케팅 등의 실무에 접목하기 위해 운영하는 대학생으로 구성된 아이디어 집단을 말한다. 이들은 기업에 아이디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주위의 또래 집단에 회사의 좋은 이미지나 성과를 홍보하는 홍보맨 역할도 한다.
1997년 ‘하이트’에서 가장 먼저 실시된 대학생 객원마케터 제도는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인터넷 이용에 익숙한 대학생의 여론형성 능력을 눈여겨보았기 때문이다. 이제 인터넷에서 여론몰이를 하는 대학생의 생각을 읽는 것은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대학생들로서는 객원마케터로 활동하면서 재학 중에 기업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고 자신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영될 경우 중요한 경력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제6기 하이트 객원마케터로 활동했던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김병주씨는 “6개월의 임기 동안 월례모임 등을 통해 마케팅에 대한 감각과 실무를 익힐 수 있었다”며 “특히 실제 마케팅 전문가와의 대담 등을 통해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마케팅 실무에 익숙해질 수 있었던 것은 재학 중에 좀처럼 하기 힘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하이트의 경우 대학생 객원마케터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젊은 고객층의 입맛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실시하고 최근 음주트렌드를 분석함으로써 하이트 맥주가 고객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은 한 달에 두 차례의 공식 모임을 갖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교환한다. 종종 기업 마케팅 담당자와 미팅을 가짐으로써 실무 감각을 익혀나간다. 또한 봉사활동을 통해 하이트의 사회 공익적 이미지를 제고하고 플래시몹과 같은 재기발랄한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하이트 맥주의 젊은 이미지를 확립하는 데 기여한다.
금융권에서 제일 먼저 대학생 객원마케터 제도를 도입한 신한은행은 ‘대학생 홍보대사’란 이름의 대학생 객원마케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활동 내용은 하이트 대학생 객원마케터와 별반 다르지 않다. 5명 1조로 6개월 동안 활동하며 월 1회의 공식적인 전체 회의를 갖는다.
회의에서는 각 조에서 자율적으로 선정한 미션의 수행 결과를 발표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주임무 중 하나는 기존의 사원들이 정형화된 틀에 매여 미처 생각지 못한 창의적이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다. 신한은행 측은 인터넷을 통해 여론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들 대학생 홍보대사를 통한 구전(口傳) 마케팅 효과에 특히 주목한다. 대학생 객원마케터는 아이디어 제공 외에 신한은행의 이름을 걸고 봉사활동, 일일 은행체험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자연히 이들의 활동 자체가 신한은행이라는 브랜드를 홍보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신한은행 홍보실 이찬희 차장은 “신한은행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어 대학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홍보대사가 미래의 고객층이자 신세대 여론 창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생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제4기 신한은행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연세대 사학과 3학년 손령씨는 “은행 일일 체험,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기업의 실무를 접할 수 있고 현업에 나가 있는 선배들과의 교류 등을 통해 사회 경험을 미리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미디어 기업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대학생을 끌어들이기 위해 더욱 열심이다. 최신 트렌드 및 기술을 발빠르게 받아들이는 대학생은 미디어 기업이나 포털사이트의 가장 큰 고객층이자 영화, 게임, 인터넷의 유행을 선도하는 계층이기 때문이다. 게임채널 ‘온게임넷’, 영화채널 ‘OCN’ 등 다수의 케이블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온미디어는 ‘FMG’(Future Media Group)라는 대학생 객원마케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FMG를 담당하는 조은희 대리는 “시청자들의 취향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지금, 형식을 깨는 파격을 지닌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는 기업에 있어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FMG는 온게임넷, OCN, 투니버스 등 온미디어의 케이블 채널별로 각각 10명씩 배정돼 한 팀을 이뤄 활동한다.
이들은 자신이 속한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을 홍보, 마케팅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온미디어 측에선 채널별로 재미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경우엔 실제 프로그램으로 편성해 줌으로써 객원마케터의 사기를 북돋워준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영화 채널 OCN에서 방송한 ‘무비어워드’의 경우 대학생 객원마케터들이 직접 콘텐츠를 기획, 개발하고 제작에까지 참여했다.
‘무비어워드’는 대학생들의 참신한 발상이 돋보였다. 작년 한 해 동안 관심을 끌었던 영화들을 상대로 ‘코송송눈물탁’(가장 눈물연기를 잘한 배우), ‘입술이 운다’(가장 멋지게 키스한 영화 속 커플)와 같은 기발한 수상내역을 만들어냄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던져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도 콘텐츠의 활성화 및 보충, 개발을 위해 대학생 객원마케터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의 ‘네사모’나 야후 코리아에서 운영하고 있는 야후 ‘거기 걸스’ 등이 그 예다.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네사모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모임을 갖고 네이버의 전체적인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리포트를 제출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네이버의 광고카피뿐 아니라 네티즌들이 검색한 검색어를 모아 놓은 서비스 ‘검색 포켓’,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동영상 베타’ 같은 서비스가 모두 네사모에서 활동하는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것이다.
야후 코리아의 대학생 객원마케터인 야후 ‘거기 걸스’는 야후 코리아에서 갖가지 실용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거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도입됐다. 2인 1조로 활동하는 ‘거기 걸스’의 대학생 객원마케터는 회사로부터 활동비를 지급받아 볼거리, 데이트 코스, 특별한 행사가 열리는 곳 등을 발굴,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여대생들이 직접 참여해 꾸려가는 ‘거기 걸스’ 서비스는 여대생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야후 거기 걸스에서 활동했던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송은림씨는 “내가 발굴한 아이디어가 채택돼 야후 사이트에 올라갔을 때 객원마케터로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맛집의 위치, 가격 같은 단편적인 정보를 소개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곳과 관계된 소소한 이야기들을 칼럼형식으로 맛깔스럽게 풀어냄으로써 단순 정보성 콘텐츠와 차별화되는 면모를 보인다.
신한은행의 이찬희 차장은 “과거 기업의 대학생 채용은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끊임없이 타기업과 차별화를 꾀해야 하는 최근의 기업환경은 기업으로 하여금 대학생 객원마케터 제도를 통해 대학생의 참신한 발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곤 주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