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에 홀린 주말 밤
라이큐 2006.04.16 23: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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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에 홀린 주말 밤
러 천재 피아니스트 첫 공연… 앙코르만 10곡
연주뒤 80분간 기립박수 자정넘어까지 사인공세
디카·폰카 플래시 세례 공연장, 나이트처럼 반짝




앙코르만 무려 10곡. 8일 저녁 8시부터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시작된 러시아의 명(名)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35)의 첫 내한 독주회는 밤 11시15분을 넘겨 일단 끝났다.

하지만 10여 년간 그의 연주를 기다려온 한국 관객들(2600여명)은 3시간15분의 ‘마라톤 연주회’가 종료된 뒤에도 키신을 그냥 보내주지 않았다. 팬 사인회는 자정을 훌쩍 넘겼고, 밤 12시30분이 지나서야 키신은 공연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당초 프로그램에 예정된 베토벤의 소나타 3번·26번, 쇼팽의 스케르초 연주는 밤 9시50분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그때부터 시작된 관객들의 기립 박수와 환호성은 좀처럼 그칠 줄 몰랐다.





키신이 앙코르 연주를 위해 무대로 나올 때마다 ‘디카’와 ‘폰카’의 플래시 세례로 클래식 공연장은 마치 나이트클럽처럼 반짝거렸다. 내한 공연 한달 전에 2600석 전 좌석이 매진됐고, 이날도 티켓을 미처 구하지 못한 팬 200여명은 공연장 바깥 로비에 앉아서 모니터를 통해 3시간 가량 묵묵히 관람하기도 했다. 팬들은 하나같이 키신의 악보와 음악을 손에 쥐고 있었다.




키신은 생후 11개월 때 누나가 치는 피아노 선율을 듣고 따라서 흥얼거렸다는 일화가 있으며, 두 살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전형적인 ‘신동 출신’이다. 열 살 때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정식 데뷔하고 17세에는 지휘자 카라얀과 협연했다. “키신은 모든 걸 너무나 쉽게 연주한다”는 평처럼 적확한 테크닉과 성실함으로 특별한 콩쿠르 입상 경력 없이도 세계 정상에 올랐다. 마우리치오 폴리니와 알프레드 브렌델처럼 피아노의 열반(涅槃)을 넘나드는 대가(大家)는 적지 않고, 중국의 스물셋 동갑내기 피아니스트 윤디 리와 랑랑처럼 객석을 매진시킬 수 있는 아티스트도 상당수에 이른다.



하지만 키신처럼 예술성과 흥행 파워를 모두 갖췄고, 그것이 정확히 교차하는 한복판에 서 있는 연주자는 드물다.


인기 절정에 있는 그를 초청하려고 국내 기획사들은 오래전부터 공을 들였지만 수년치 연주 일정이 미리 잡혀 있기 때문에 한국 행(行)이 늦어졌다. 여섯 살 때 모스크바 그네신 음악원에서 만난 안나 칸토르를 30년 가까이 스승으로 모시고 있으며, 칸토르와 키신의 어머니 에밀리아는 이번 내한 공연을 포함해 키신의 해외 투어 때마다 동행(同行)한다.




“피아노에서 왼손은 반주에 머무는 경우가 잦은데, 키신은 언제나 왼손에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강충모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의 말이 아니더라도, 베토벤의 소나타에서 키신은 강약과 속도의 명확한 대비를 통해 자유자재로 응축과 폭발을 반복하며 베토벤을 해체한 뒤 재조립했다.


보통 4~5곡의 앙코르에 그치는 다른 아티스트와 달리, 키신은 앙코르 곡에 너그럽기로 정평이 나있다. 1997년 8월 영국 로열 앨버트 홀 연주회에서도 관객 6000여명이 몰려든 가운데 7곡을 앙코르 곡으로 들려줬다. 수년 전 일본 투어에서는 무려 14곡의 앙코르 곡을 연주했다.




“연주자는 늘 관객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그대로 실천한 키신은 성실하고 천재적일 뿐 아니라 영악하기까지 했다. 이번 연주가 끝난 뒤, 키신은 “한국 관객은 이탈리아 청중들보다도 열정적이다. 너무나 특별하고 환상적이다. 하루 빨리 다시 찾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김성현기자 danp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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