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 굴리는 펀드매니저의 하루
대단하삼 2006.01.17 0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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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오전 6시. 요란한 알람 소리와 함께 김영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차장(38)의 하루가 시작된다. 김 차장이 일어나자마자 달려간 곳은 컴퓨터 앞. 밤새 미국시장이 어떻게 변했을지 챙겨봤다. 6시 40분쯤 분당 집을 나선다.



매일 초를 다투며 '매매전쟁'을 벌여야 하는 '고독한' 펀드매니저. 요즘같이 환율 ㆍ유가가 요동치는 상황에서는 긴장감은 더할 수밖에 없다. 7000억원 자금을 운용 하는 김 차장의 하루 일과를 동행 취재했다.



오전 7시 40분. 김 차장은 숨돌릴 틈도 없이 부사장, 본부장, 애널리스트 등 20여 명과 함께 회의를 시작했다.



이날 최대 이슈는 원화 강세. "요즘 시장이 원화강세 수혜주냐 아니냐의 이분법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출 비중이 높은 인쇄용지 업체의 비율을 줄이고 내수주 위주로 매수할 생각입니다."



김 차장의 시장보고와 전략 발표가 끝나자마자 참석자들의 의견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같은 제지 업체라도 수출 비중이 높은 인쇄용지 업체들과 달리 골판지 생산업체는 내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눈여겨봐야 합니다."



"골판지 업체는 거래량이 적어서 물량 확보가 힘듭니다."



"환율 영향이 적은 통신주나 유통주 비중을 넓혀가야 합니다."



"매매를 결정하는 초긴장 순간의 외로움과 떨림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자리로 돌아온 김 차장은 회의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회사 매매팀에 전화를 걸어 각종 주문을 넣었다. 또 전날 펀드에 입출금된 자금을 확인하고 매수할 종목을 찾 기 시작했다. '철강ㆍ해운 매수 유입, 자동차ㆍ조선 매도 유입'.



시황을 검색하는 동안 김 차장의 메신저에는 매매 정보가 수시로 올라온다. 대부분 그가 10년 경력 동안 친분을 맺어온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이 보내주는 주옥 같은 정보들이었다.



"업계에서 인맥관리는 정말 중요합니다. 친한 사람에게 정보 하나 더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듯 평소 본인이 그 방면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듭니다."



펀드매니저에게 점심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특히 이날은 행여나 정부의 환율 안정화 발표가 있을까봐 노심초사하며 모니터 앞에 앉아 있어야 했다.

장이 끝나자 김 차장은 부랴부랴 외출 준비를 했다.



"분석보고서에 나오는 숫자는 말 그대로 숫자에 불과합니다. 투자의 '감'을 익히기 위해 기업을 직접 탐방하는 것은 필수죠."



이날 그가 방문할 기업은 평소에 관심있게 봐 두었던 여행업체.



"원화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외국여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요즘 문의가 많이 들어오나요? 올해 사업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김 차장은 기업 관계자에게 서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올해 사업계획, 주주정책 등 각종 자료를 챙기고 회사로 복귀했다.

회사로 돌아온 김 차장은 각종 리포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리포트는 단순히 매매 종목과 관련된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펀드 마케팅 업무'도 처리해야 한다. 간혹 이 회사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지방 소재 판매사에 가서 펀드 운용에 대한 프레젠 테이션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몸을 이끌고 회사를 나온 시간은 밤 9시. 집에 도착해 세수하고 나면 어느덧 10시 가 넘는다. 그는 버릇처럼 TV를 켜며 미국 CNBC 방송을 본다. 뉴욕 증시 개장 상황 을 점검하며 다음날 매매 계획을 머릿속으로 그린다.



"솔직히 언제든지 회사를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순간순간의 판단이 흐려질 수밖에 없죠."



김 차장은 펀드매니저로서의 자질로 '성실함'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증권가에 떠도는 수많은 루머를 확인하기 위해선 직접 발로 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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