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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살 포스코 공장장, 철강역사 다시 쓰다
9 퍼플 2007.09.10 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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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미래는 기업의 새 성장동력을 누구보다 먼저 찾아내고 더 빨리 개발하는 데 달려있다.

조선경제는 한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인 국내 기업의 대표 엔지니어들로부터 미래 한국 경제의 희망을 찾는 ‘희망! 엔지니어’ 시리즈를 시작한다.

공장에서, 연구실에서 엔지니어들이 흘린 땀방울 하나하나가 새로운 기술과 제품으로 승화되는 현장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1994년 군 복무와 포항공대 화공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포스코로 복귀한 20대 중반의 배진찬(38) 파이넥스 2공장장에겐 ‘두 갈래의 길’이 있었다.

대구 계성고 출신으로 포항공대 1회 졸업생인 그는 1990년 말 졸업도 하기 전에 포스코에 입사, 기술개발실에 배치됐다.

▲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제2 공장의 쇳물 출구 앞에선 배진찬 공장장. 배 공장장은“파이넥스 기술을 개발하는 동안 사내에서는 회의적 시각도 있었지만, 우리는 포기라는 말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포스코 제공



신기술 도입과 투자 프로젝트 등을 검토하는 본사 최고의 엘리트 부서였다.

하지만 4년 뒤 돌아온 그는 ‘파이넥스(FINEX) 추진반’을 택했다. “현장에서 흙먼지를 마시며 신기술 개발에 도전해 보겠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꼬박 13년. 그는 세계 철강업계 최초로 파이넥스 개발에 성공한 주역 중 한 명이 됐다.

“입사 후 처음 맡은 과제가 ‘코렉스공법(COREX·파이넥스 기술의 전신)의 경제성 검토’였습니다. 이런 저런 자료를 베껴 보고서를 냈더니,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현장도 제대로 가지 않고 썼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장으로 갔습니다. ”





당시 포스코는 차세대 제철기술 연구를 위해 오스트리아의 철강설비업체인 VAI사로부터 코렉스 설비를 들여와 짓고 있었다.

전통적인 쇳물제조법인 고로(高爐)방식은 가루 상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섭씨 1000~1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단단한 덩어리로 굽는 소결공정과 코크스 공정을 거친 뒤, 고로에 집어넣고 쇳물을 끓인다. 사전 공정에 비용이 많이 들고 황·질소 산화물 등 환경오염 물질도 대량 배출된다.

코렉스공법은 이 사전 공정을 줄이기 위해 덩어리 형태의 철광석과 가루 무연탄을 이용해 곧바로 용융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것으로, VAI사가 개발했다. 하지만, 덩어리 철광석이 귀한데다, 운송 도중 깨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치명적인 문제점이었다.

파이넥스는 코렉스 공법의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한 기술. 철광석과 무연탄 등 원재료를 높지 않은 온도에서 작고 단단한 덩어리로 만들어낼 수 있는 HCI(Hot Compacted Iron)기술과 성형탄 기술이 핵심이다.

초기부터 파이넥스추진반에 참여한 배 공장장은 이 프로젝트의 핵심 인력 12명 중의 한 명.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는 개발 파트너인 VAI사가 포스코가 제안한 HCI 기술과 성형탄 공정의 공동개발을 거부하자, 독자적으로 신(新)공정을 기획하는 일을 주도했다.

2002년 가까스로 기본 공정기술개발이 완료돼 연산 60만t 규모의 ‘시험 설비(Demo Plant)’ 가동에 들어갔을 때는 당시 33세의 초보 과장으로 공장장을 맡았다. 포스코 사상 최연소 공장장이었다.

“철강 역사상 전례가 없었던 신공정을 만드는 일이었기 때문에 개발 과정은 지뢰밭의 연속이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류가 계속 발생해 밥 먹듯이 밤을 샜죠. 고참 엔지니어들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

파이넥스 기술 개발은 이후에도 고비가 많았지만, 지난 4월 연산 150만t 규모의 공장을 준공하면서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배 공장장은 시험 설비에 이어 상용화 설비도 초대 공장장을 맡아 현장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동쪽, 형산강을 내려다보는 파이넥스 공장 사무실 입구. 출입문 옆에 “평범한 노력은 노력이 아니다”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이승엽 선수가 한 말 가운데서 따온 것이라고 했다.

연구계와 학계의 중진으로 활약하는 동기생들이 부럽지 않으냐고 묻자, “원래 책상물림 체질이 아니었다”며 “엔지니어로서 제철 신기술의 산파역을 한 데 대해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파이넥스는 연산 400만~500만t 대형 고로보다 경제성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지금보다 규모를 더 키워야 하는 등 숙제가 적잖다. 하지만 배 공장장은 자신만만했다. 입버릇처럼 배인 말이 튀어 나왔다. “무조건 된다고 봐야죠.” 그의 사전에도 불가능은 없었다.



[최유식 기자 find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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