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양제 먹이는 엄마 vs 말리는 의사
엄마들은 언제부터 영양제에 집착할까. 일반적으로 이유식에서 일반식으로 넘어가면서 먹는 것도 부실하고 고기, 야채 등은 안 먹고 편식할 때 이에 대한 대책으로 영양제를 찾기 시작한다. 물론 음식을 통해 영양을 보충하는 게 정석이지만 밥을 안 먹는 아이에게 영양제라도 먹이고 싶은 게 엄마들의 마음.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다른 아이보다 성장이 더딜 때 비실비실 허약한 아이를 보면서 영양제를 먹여야 하나 고민한다. 영양제를 안 먹이면 큰일 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엄마들도 의외로 많다.
하지만 영양제는 그야말로 아이들에게 부족할 수 있는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한 것. 따라서 영양제를 먹는다고 해서 건강한 아이가 더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도 영양제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다. 밥, 고기, 채소, 과일, 유제품 등 5가지 식품군을 골고루 먹이면 굳이 영양제로 보충할 필요는 없으며, 건강한 식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소와 열량을 공급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음식으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 모유를 먹는 아기나 미숙아들은 영양 공급을 따로 해줄 필요가 있다. 모유를 먹는 아이는 비타민 D, 철분이 결핍될 수 있으므로 보충이 필요하다. 비타민 D의 최대 공급원은 햇빛으로 피부가 햇빛에 노출되면 체내에 흡수되어 비타민 D가 합성된다. 따라서 매일 10~15분 정도 일광욕을 하며 비타민을 보충한다. 참고로 지난 11월 미국소아과학회의 개정 발표에 의하면 모유를 먹는 아이는 하루에 400IU의 비타민 D를 보충해야 한다.
◆ 과잉이 결핍보다 더 위험하다
우리 몸은 생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영양을 적절한 양만 흡수한다. 과잉 용량은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인체에 남는 경우도 있어 다른 성분의 흡수를 방해하거나 몸에 쌓여 독성이 생길 수 있다. 영양제도 약인만큼 필요한 경우에만 적절히 투여돼야 한다. 유아용 영양제는 아이들이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맛과 향이 좋고, 사탕이나 젤리, 껌과 같은 형태로 출시돼 아이들이 과자처럼 먹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엄마들 또한 부족한 것보다 넘치는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제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과잉 섭취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미노산이나 수용성 비타민 B·C는 몸의 요구량 이상 섭취하면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그러나 복용 후 배출되면 상관없지만 인체에 오래 남는 지용성 비타민 A·D·E 등은 몸에 축적되므로 과잉 섭취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비타민 A는 두통·피로, 비타민 D는 신장결석·신부전, 비타민E는 설사·두통 등을 유발한다. 비타민 C도 하루 1g 이상 섭취하면 설사, 복통, 결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칼슘 보충제를 하루 1g 이상 복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출혈이 생기고 뼈가 약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영양제에 관한 궁금증
Q 영양제의 효과 높이는 섭취 방법은 무엇입니까?
영양제를 먹일 때는 복용법에 따라 섭취해야 한다. 또한 영양제도 약이므로 다른 약과 함께 복용하면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 따로 복용해야 한다. 철분제는 칼슘제나 칼슘이 든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몸에 잘 흡수되지 않으므로 2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것이 좋다. 단, 미네랄은 다른 비타민과 같이 섭취해야 상승작용을 일으키므로 종합비타민제와 같이 먹어야 한다. 영양제는 식전에 먹으면 흡수가 잘 되지만 위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식후에 먹는 것이 좋다. 미네랄은 위산이 분비되어야 흡수가 쉽고, 지용성 비타민은 음식에 들어 있는 지방이나 기름에 의해 이동과 흡수가 이루어진다. 철분제를 복용하다 보면 변이 검게 변할 수 있는데 일시적인 현상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Q 영양제의 보관방법 & 유효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영양제는 햇볕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했다면 2?3년 동안 두어도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가급적 신선한 것이 좋으므로 라벨에 붙어 있는 유효기간을 확인한다. 일단 개봉하면 6개월 이내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과자류와 구별이 잘 되지 않는 영양제는 아이들의 손이 닫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복용 방법에 대해서도 주의를 주는 게 좋다.
Q 종합비타민을 먹고 있는데, 다른 영양제를 함께 먹어도 괜찮나요?
함께 먹어도 상관없다. 단 먹는 시간을 달리하여 인체에서 소화 흡수되어 상승작용을 하게 한다. 종합비타민은 소화와 흡수가 빠르므로 아침이나 점심식사 후에 먹는 것이 좋고, 철분제는 공복에 먹는 것이 좋다. 소화 대사를 돕는 비타민 B군과 칼슘은 식사 중이나 식사 후, 산성인 비타민 C는 식후에 먹는 것이 좋다. 칼슘과 마그네슘은 밤에 복용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Q 정장제를 약국에서 구입해서 먹여도 괜찮은가요?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정장제를 좋아하는 경우도 드물다. 비피더스균 등 유산균이 포함된 유아용 정장제는 모유나 분유를 정상적으로 먹이는 아이에게는 따로 먹여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설사나 변비가 있는 아기, 영양결핍이 있는 아기에게 먹이면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장제를 복용할 경우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행 김민선 기자 사진 이성우, 황인철 모델 김보희(34개월) 도움말 하정훈, 정유미(하정훈소아과 원장), 지경민(강남디오빌약국 서초점 약사) 의상협찬 쿠스쿠스(www.kusskuss.co.kr)
자료제공_베스트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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