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전반에 걸친 친환경 열풍은 벽지와 페인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2000년대 초반 새집증후군에 대한 문제점이 두드러지면서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제품들의 수요가 많아졌다.

벽지 업계에서는 트렌드에 발맞춰 친환경 콘셉트의 새 제품을 선보이거나 기존 벽지에 건강에 유익한 성분을 도입하는 등의 변화를 꾀했다. 벽지 소재, 제작방식에서 변화가 일어났는데 천연 염색 벽지, 불에 타도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합지 벽지, 옥수수 전분이나 왕골 등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벽지, 한지 벽지, 황토 벽지 등이 출시됐다. 최근에는 일반 실크 벽지에 항균, 살균, 탈취 등의 기능을 첨부해 여러 가지 외부 오염으로 인한 질병, 아토피 등의 피부 질환이나 황사와 같은 유해 기능을 차단하는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페인트 역시 건강해졌다. 포름알데히드와 VOC의 함량을 기준치 이하로 낮춰 독한 냄새도 거의 없고, 중금속 등 유해 성분이 없는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어 아이 방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천연 무기광물이나 천연 식물 추출액을 혼합해 만들거나 항균, 원적외선 방출, 오염 방지, 곰팡이 방지 등 나날이 업그레이드된 기능성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2010년 수도권을 시작으로 유해물질이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돼 페인트계의 친환경 열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친환경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환경 마크, HB 마크 등은 이제 친환경 제품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벽지와 페인트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벽지는 크게 합지 벽지와 PVC 코팅 실크 벽지로 나눌 수 있다. 합지 벽지는 롤당 가격이 대략 3만원대 정도이며,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시공하기 적당한 폭, 친환경에 적합한 펄프 소재 벽지라는 장점이 있다. 실크 벽지는 롤당 가격이 5만원대인데, 벨벳 등 원단 소재가 접목된 특수 벽지의 경우 가격대가 더 높아질 수 있다. 장점으로는 합지 벽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디테일한 텍스처, 사진처럼 선명한 컬러 재현력을 꼽을 수 있다.

페인트는 유성페인트와 수성페인트로 나눌 수 있다. 유성페인트는 목재 가구, 창문, 철제 대문 등의 마감 도장용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요즘은 유해성 때문에 수성페인트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수성 페인트는 벽지용 페인트로 많이 쓰이는데, 집 내부에 쓰는 만큼 인체 유해물질을 첨가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을 고르면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건조가 빨라 작업이 보다 쉽다. 또한 컬러가 오래 유지되며 다양한 기법을 활용한 페인팅이 가능하고, 잘 지워져 붓을 빨기 편한 것도 특징이다.

벽지는 포인트 인테리어에도 활용도가 높다. 최근에는 플라워 패턴보다는 내추럴한 회벽, 자연 소재, 회화 작품, 기하학적인 이미지 등 은은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패턴이 인기다. 반짝이가 디자인되어 부분적으로 글리터링 효과를 주는 벽지도 유행이다. 포인트 벽지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과 벽지의 전체적인 색감의 조화다. 월넛 계열의 앤티크 스타일 인테리어가 포인트라면 ‘골드’보다는 ‘골드 그레이’를 선택, 기존의 우아한 이미지에 세련됨을 더하는 것이 좋다.

또 화이트 가구 등 모던함을 강조한 인테리어에는 기본 벽지보다 채도를 낮춘 포인트 컬러를 매치, 톤온톤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컬러만으로 포인트를 준다면 요즘은 단연 ‘그린’을 꼽을 수 있다. 레드가 섞여 따뜻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그린은 침실, 옐로가 섞여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그린은 주방에 포인트로 사용하는 것도 아이디어다.

수입 벽지도 포인트 인테리어에 효과적이다. 실제 원단과 거의 흡사한 딥 엠보싱 벽지, 실제 물감의 텍스처가 느껴지는 벽지는 과감한 컬러와 독특한 패턴으로 인테리어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 페인트로 집 안 전체에 색을 입힐 때는 공간별 콘셉트에 따라 결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집의 얼굴이 되는 현관은 따뜻하고 친근한 색이 어울리며, 침실은 휴식과 안락함을 주니 그레이 계열과 밝은 컬러를 매치해 차분한 느낌을 내도록 한다. 차가운 컬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욕실은 청결한 곳이니 연한 파스텔 계열이나 화이트, 블루 등을 사용해 산뜻한 이미지를 준다. 욕실이 핑크 계열이면 사람의 피부가 아름답게 보이고, 그린 계열이면 혈색 있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아이 방은 재미와 꿈이 담긴 컬러가 좋은데, 지능 지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핑크, 스카이블루, 그린 계열이 어울린다. 페인팅으로도 충분히 포인트 인테리어를 할 수 있다. 스크래퍼, 붓 터칭 등 여러 페인트 기법을 이용해 대리석 질감, 스웨이드 질감 등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다. 페인트 광택만으로도 포인트 효과를 낼 수 있다. 차분한 효과를 내고 싶다면 무광, 은은한 광택을 내고 싶다면 반광을 선택한다.

※ 브랜드마다 벽지, 페인트 종류마다 가격과 자세한 내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벽지_ 벽지 평수 계산법은 ‘평수×2.5’. 24평형대의 도배 평수는 60평이다. 합지 벽지로 작업할 때 인부 1품의 요즘 시세는 15만원 선이며, 벽지는 1롤에 5평씩이니 12롤 정도가 필요하다. 부자재, 식비, 기타 잡비는 15만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같은 평형일지라도 실크 벽지의 경우 비용을 2배 이상 생각해야 한다.

● 페인트_ 페인트 소요량 계산법은 리터당 9.3㎡. 79.34㎡를 페인팅하려면 8.5ℓ 정도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페인트는 도장 두께에 따라 소요량이 달라지므로 이론적인 계산법보다 실제는 더 많이 쓰인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반 수성 내부 페인트 기준으로 가격대는 8천~1만원 정도, 인부 1품의 요즘 시세는 15만~17만원 선이며, 그 외 부자재 및 기타 잡비는 따로 생각해야 한다.

자료제공ㅣ리빙센스
기획 | 이하나 기자 / 사진 | 김나은 / 도움말 | 개나리벽지(오현정 팀장), 노루페인트, K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