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 될 수 있을까요
익명 2020.08.18 19:57:23
휴가 기간에 인터넷 모임에서 온라인으로 만났습니다.
처음 번호 따고는 하루 종일 통화를 했습니다.
이전에 사귀었던 여친들과도 그랬던 적 없는데, 참 신기하게 정말 하루 종일 통화를 하게 됬습니다.
수많은 얘기를 나누는데 정말 대화가 잘 통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이틀 째도 통화도 하고 카톡도 나누고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2주 후에 만남을 약속했었고요.
그녀는 간섭하고 의처증 갖는 사람이 가장 싫다고 했습니다. 한번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 다시는 안본다고 합니다.
3일째 되는 날, 동생이 왓다고 저녁에 갑자기 연락이 안되더군요. 다음날 아침까지.
처음으로 그녀에게 화를 냈습니다.
친동생 앞에서 남자랑 얘기하고 그러고 싶지않다고 이해를 해달라네요.
이해가 정말 안갔는데, 한편으로는 정말 동생이 맞는지, 남친이나 남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속좁게 보이기 싫어서 알았다고 이해한다고 넘어갔습니다.
4일째 아침에 잠깐 통화하고는 아는 언니랑 점심에 약속있다고, 다녀와서 전화한다더니, 저녁에 카톡 하나 오더군요. 지금 집에 돌아왔는데 동생왔다고. 동생 밥 주고 카톡하겠다고. 그러고 2시간 후에 잘자라고 카톡이 옵니다.
저는 혼자 살고, 계속 비가 오는 휴가 기간이었기 때문에, 또 처음 이틀 간 너무나도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에게 푹 빠져버려서 계속 기다리기만 했습니다만.
3일째부터 갑자기 연락이 잘안되는 그녀에게 조금씩 화가 났던 게 4일 째도 이렇게 기다리게 만 하니까, 짜증이 나서
혹시 내가 싫어지거나 다른 사람이 생긴 거면 솔직하게 얘기해달라고 카톡을 남겼습니다.
새벽에 카톡이 왔습니다
자기를 뭘로 보고 이런 카톡을 보냈냐고, 자긴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니라고..우리 아닌 거 같다고 그만 보자하네요.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근데 그녀가 너무도 생각이 났습니다.
Tv를 봐도 영화를 봐도 뭐를 해도 그녀가 생각나서
집중이 안되고 재미가 없더군요.
저 모솔 아니고 여자도 많이 만나본 사람입니다.
사귀었던 여자도 좀 되고요.
근데 사진만 보고 통화만 하고 만나보지도 못한 애한테
푹 빠졌습니다.
며칠 간 그녀는 아주 매몰찼습니다.
연락하지 말라고.
첨에 얘기했듯이 자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면 다시는 안본다고.
근데 저는 연락을 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니가 너무 생각난다고.
나도 나 싫다는 애한테 이러는 내가 참 병신같은데.
니 생각나서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한 일주일 아침 저녁으로 카톡을 보냈습니다.
어느날 그녀가 자기 좋아해주는 건 고마운 일인데,
자기가 왜 그렇게 좋냐고 합니다.
나도 모르겠다고 그냥 우리 좀 만나면 안될까 했더니
생각을 좀 해본다고 합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는데, 이제 차갑게 대하지는 않는데
대답이 늘 단답형입니다.
아침 챙겨먹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좋은 하루 되~
이런식으로 아침에 카톡 보내면
30분에서 한 시간 후에 응 ~ 하고 대답이 옵니다.
서로 좋아했다가 헤어지자고 매몰차게 대하다가 이제는 단답형으로 하루 서너마디 듣고 지내고 있습니다.
매일 그녀의 카톡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녀에게서는
아직 먼저 카톡이 오거나, 나의 안부나 상태를 묻는 게 아니고,
내가 보낸 카톡에 뒤늦게 응 아니 뭐 이런 대답만 올 뿐이어서,
매몰찼던 거보다는 다행이지만..정말 답답하고 힘드네요.
오늘도 그녀에게 이번 주말에 볼 수 있을까 했더니,
내가 왜? 그냥 생각만 해본다고 했자나. 라고 대답하네요.
아니 너도 좀 아직 불편해 하는 거 같아서 만나서 얘기하고
그러면 좀 나아질 거 같아서 말야.
어떻게 될 지 잘모르겠어서. 생각 좀 해볼께
왜? 주말에 무슨 일 있어?
아니..
이러고 끝..
3자 입장에서 볼 때 이해가 안되실 수 도 있습니다.
만나보지도 않았는데, 뭐가 그리 좋은 것인지.
근데 저는 정말 잘 해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인연이 될 수 있을까요?
조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