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수록 짜증.. -.-;;
웃보 2016.11.08 00:09:43
저는 지금 13주... 요사이 결혼식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였는지 지난 8월 중순 경 장거리로 만나던 분이 여행가자고 재촉을 해서 같이 갔다가 원치 않게 사고가 생겼습니다.
제가 멍청한건지 몸이 너무 아파 병원 가서 이것 저것 약은 다 지어먹고 뒤늦게 여성병원가서 9주라는 걸 알고 충격을 먹었습니다. 그때 놀란 마음에 그 분과 엄마에게 전화해서 얘기를 했는데 저의 두번째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조용히 엄마만 알고 모든 걸 없던 일로 할 것을..
얼마전에 상견례를 했는데 이것도 지난 5월부터 칭얼대던 일입니다. 저는 사실 맘이 내키지 않았지만 그쪽에서 자기 아버지 생신이라고 또 그전부터 자기들 가족들에게 인사 한번 하자고 노래를 불러대서 마지못해 한번 갔더니 그쪽 부모님들이 상견례 어쩌고 저쩌고 하더라고요.. 하긴 나이 마흔 넘은 노총각이 마음이 급하긴 했겠지요.. 전 추석지나서 생각해보자고 미뤄왔어요.
그 사이 8월에 여행을 가자고 하더군요. 하긴 장거리라 한달에 두번이나 볼까 말까해서 여행을 가는 것도 서로를 알아가는 기회가 될까 했는데 이것이 제 발목을 잡았네요. 그 개떡같은 하소연 귀 막아버렸어야는데 정말 바보 등신이 따로없었네요. "왜 *돔을 안끼세요?" 그 말을 하기 전에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ㅜ 그 한번의 실수가 이렇게 오랫동안 절 힘들게 하는군요.
결국 11월에 상견례하고 요새 결혼식 얘기로 정말 속이 상합니다. 그쪽 아버지가 망할 택일인지를 받아왔는데 12월, 1월 다 안좋다는겁니다. 그러면서 2월 4일쯤이 좋다는군요.. 저는 26주에 웨딩드레스 입고 결혼식 올릴 생각하니 끔찍했습니다. 그래서 결혼식은 살다가 나중에 하고 둘이서 간단히 웨딩사진찍고 언약식만 치르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1월 14일이 어떠냐는 겁니다. 그래도 22주.. 배도 불룩 나오고 살도 찌고 몸도 부을텐데 왜 제가 사람들앞에 그런 모습으로 식을 올려야하는지 저는 정말 내키지 않습니다.
예식장도 저는 경기, 그쪽은 전라 살아서 제가 내려가야되는데 제 가까운 친구들은 거의 결혼해서 수도권에 뿔뿔이 흩어져살고 오기 더 힘든 조건이 됬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까운 친척, 가족들만 초대하자고 했는데 그쪽은 그동안 친구들에게 부조 많이 했다는 둥, 아버지 친구분들이 많다는 둥 하며 다 부르겠다는 겁니다.
1월 중순만 해도 22주, 친구들도 얼마 없고 동료들은 다 휴가.. 웨딩드레스 입는 것도 정말 스트레스에 불은 몸으로 사진 찍히는 것도 싫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싫습니다. 제 친구, 동료들은 못 내려올 게 뻔한데 제가 이 결혼식 꼭 해야하나요?
지금 여기까지 오면서 집문제로 냉전도 많았습니다. 어떻게 얘기가 되나했더니 이제 결혼식마저 맘대로 안되네요.
다른 사람들도 이런지, 제가 유별난건지, 혹시 저처럼 배불러서 결혼식 올리시는 분 있나요..? 모든 것이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제가 원치 않는 이 상황속에서 너무 답답합니다. 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