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남편, 남친 즐겨찾기
믿을 수 없는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미치도록... 2004.10.19 14: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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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사랑한 남자였습니다.(독신주의였죠)



같은 회사에 동료인 그가 처음에 소개팅을 시켜주었고,

자기 친구들과의 술자리며 여기저기 많이 데려갔죠.



하지만 워낙 인물이 말끔하고 여자에게 인기가 많은 타입이어서

이런 사람이 왜 내게 다가올까, 선수인가 순수인가 고민했습니다.



자기가 연애하는 스타일은 독특하다고 처음부터 그러더군요.

정말 그랬습니다.

가끔 잠수타고, 전화하면 "내가 조금 이따 할께" 그러고 끊구요.

저보다도 자기 친구의 여자친구나 형수들을 더 챙겨주고...

아홉 달 동안 주말을 같이 보낸 건 열 번도 되지 않습니다.

제가 이사하거나, 고민이 있을 때마다 무슨 친구들 일이 생겨

저는 혼자 고민하고 힘들어했지요.



제가 참... 한심했지요.

가장 한심했던 건 금전적인 문제였습니다.

박봉인 걸 알기에 데이트 비용 거의 다 대고(그나마 얼마 안해서^^)

뭐 고가의 선물도 서슴치 않았지요. 그에게 잘 어울린다면...



문제는...

일주일 전 임신을 확인했습니다.

이제 나이도 서른이면 낙태를 해야 할 때가 아니라

키워야 할 때가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상황이 되지 않는다 해도...



평소에 책임감 강하다던 그,

둘이 키울 형편이 안 된다며 이틀만에 전화로

수술받으러 가자고 일정을 잡는데...



몸조리가 중요한 거 아는 사람이,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데 평일로 잡으려 하더군요.

주말은 안 되냐 했더니 두 달 전 잡은 약속이 있다고...

아침 일찍 갔다가 데려다주고 가겠다는 겁니다.



낙태에 대한 두려움과 죄책감,

이 사람, 나와 결혼할 거면 왜 친구나 가족들에게 소개시키지 않는가...

여기저기 여자들에게 집적대기는 하지만

진지하게 만난 건 저 뿐인 듯 한데도...

낙태수술 받는 당일의 약속 얘길 들으니 머리끝까지 화가 났습니다.



그동안 얘기 못했던, 좀 미심쩍고 했던 것까지

다 메일로 써서 보냈지요.



병원비나 대 주고 약속 장소에 무슨 얼굴로 나간다는 거냐,

당신이 버리려는 아기, 나까지 버릴 수 없다...

당신 이런 건 잘못했고 앞으로 잘 먹고 잘 살아라...

(겁 좀 먹어라 하는 마음도 있었고...

지금은 2-3주 된 것 같은데 수술실에 못 들어가겠더라구요.)



그랬더니 메일을 보고 난리가 났습니다.

자기를 책임감없는 남자로 오해한 것,

화가 머리끝까지 나고 정떨어졌다며

연락하지 마라,

애비없는 애 나아서 키우든 알아서 지우든,

애가 뱃속에 있는 건 맞는지

믿을 수 없다며 상소리를 섞어가며 화를 냈습니다.

(그러면서 듣다보니... 예전 여친도 낙태를 시켰다고... -_-;;;)



어젯밤에는 그를 잃는다는 게 너무 슬퍼서 정신없었는데...



아침에 생각해보니 결론은 역시 똑같더군요.

그는 그런 식으로 도망치고 있는 겁니다.

(그의 말대로...마지막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런 식으로 하지 않겠지요.)



아직도 저는 그와의 결혼을 꿈꿉니다.

지금 뱃속의 아이도 낳아서 키우고 싶구요.



미혼모의 길이 얼마나 끔찍한 지 짐작하는데...

그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아이를 낳아서 들이대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납니다.



제 운세에 원치않는 임신으로 인한 결혼운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남편이 나를 사랑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말도 들었기에

걱정이 더 앞섭니다.


믿을 수 없는 그, 그리고 그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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