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지님들이 글쓴것을 보며 정보도 얻고 힘도 얻고 하다가
시험관으로 맘고생 몸고생하시는 이지님들께 행복바이러스 뿌리려고 오늘 가입했어요.

저는 올해 36되었구요, 결혼 7년차에요.
그동안 인공수정했었는데 잘 안되서 이번에 시험관 도전했어요.
시험관 하기 전 6월부터 경희대한방병원다니면서 12월초까지 한약먹고 시험관 하기 한달전에 끊었어요. 한약을 먹으면서 생리주기가 달라지길래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아서요.
(제 친구는 시험관 실패하고 저랑 같이 한의원다니다가 시험관하려고 했는데 자연임신이 되었어요. 걔는 남편의 정자활동성도 약하고 난자 질도 별로 좋지않다고 했었어요. 그래서 시험관할 때 자연수정이 하나도 안 되서 모두 미세수정 했답니다. 병원에서 자연임신 어렵겠다고...그런데..미라클^^)

아는 언니가 차병원에서 한 번에 성공해서 그 쌤에게 갔어요.
(편의상 J언니라고 할게요. 이 언니가 방법들을 알려줘서...)
난소에 내막증있다고 수술하자더군요. 크지는 않지만 하면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원래 알고 있었지만...충격이었어요)  그 쌤이 너무 불친절하게 하셔서, 지금까지 뭐했냐면서 여자는 아기나 낳으라고 있는 존재처럼 말씀하셔서 집에와서 엄청울었답니다.
원래 다니던 마리아로 갔어요. 선생님이 보시더니 자궁상태 좋다고, 내막증이 있긴했지만 더 커지지 않았다고 이번에 시도해 보자고 하셔서 1월 4일부터 주사 맞기 시작!!(임쌤 덕분에 힘을 냈네요.)
(여러분도 병원에서 수술하자고 할 땐 여러 병원에서 진찰받아보세요.)

13일 난자 11개 채취 - 국소마취 했구요, 많이 아프지 않았어요.(걱정 엄청했답니다. 쫌 아프긴 합니다. 하지만 참을만해요.)
16일 수정란 2개 이식 - 최상급이었어요. 동글동글 이쁘더군요. 이쁜 수정란 생각하며 힘을 냈답니다.

<증상>
저는 채취하는 날부터 이식하고 3일까지는 배가 아팠어요.
의사쌤이 난소가 부어서 그런거라고(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붓진 않았지만, 누워있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계속 누워 있었어요.
4일째부터는 배가 아픈게 다르더라구요, 생리통처럼 배가 싸하게 아팠습니다. 6일째까지..
7일째부터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구요, 가끔 배가 땡기듯 했어요.
가슴은 채취하기 전부터 커졌었는데 그게 계속 유지 되는 듯 했어요. 1차 피검까지는...
25일부터 다시 생리통처럼 허리랑 배가 조금씩 아파서 생리하려나보다 했어요.
1차 피검이 27일이었는데 하루 당겨 26일에 갔습니다.
26일  1차 피검하고 생리통처럼 배가 아파서 포기하고 집에서 계속 앉아서 재밌는 드라마만 봤네요.
그런데 28.9 안정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임신은 되었다고..
1차 피검 전부터 하고 나서까지 잘 안먹던 음식이 먹고 싶고, 프로게스테론 맞고 나면 메쓱거리고, 졸리고 그랬어요.
그리고 추위를 많이 탔었는데 너무 더워서 잘 수가 없었어요. 자다가도 계속 깨고, 수면양말이 거슬려서 자꾸 벗게 되고...신랑이 이상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어느 순간 증상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가슴도 다시 작아졌고,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없고, 주사 맞고 오면 조금 졸리다가 괜찮고..
낮엔 추워서 집에서도 목에 손수건을 두르고 있었어요.
분비물은 처음부터 없었구요. 배도 안 아프구요.
그래서 임신호르몬이 줄어들었구나 하고 엄청 걱정 많이해서 이지님들 실패한 얘기만 자꾸 읽게 되더라구요. ㅜ.ㅜ
그리고 어제 2차 피검하고도 너무 불안하고 실패했나보다 했어요.
4시쯤 병원에서 전화왔습니다.   이름을 두번이나 확인하고 수치가 잘 올랐다며 3140 이라더군요.
3000넘으면 아기집 보인다면서 오늘 오라고 해서 오늘 아기집보고 산모수첩 받아왔어요.
저도 모르게 간호사님들 앞에서 소리지르며 좋아했어요. ^0^ 나도 산모수첩을 받았어요. ^^
(*증상은 정말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그러니 작은 증상들에 너무 실망하지 말고 힘내세요. ^^)

<제가 했던 방법>
이제 정말 시작이지만..이지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제가 했던 방법 알려드릴게요.
이식하기 전날 목욕하고 머리감고
이식하는 날 수면양말 들고 갔어요. 이식 전에 양말위에 수면양말 덧신고 있었답니다.
이식후 2~3시간 누워있거든요, 이후에 움직여도 괜찮다고 했지만
신랑 오라고 해서 차 뒤에 담요깔고 누워서 집에 갔어요. ( J언니가 알려준 방법)
집에서 3일까지는 TV도 안보고 주사맞으러 갈때, 밥먹을때, 화장실갈때 빼곤 누워서 생활했어요.
병원갈땐 최대한 따뜻하게 입고 아주 천천히 걸었어요. ( 만삭 산모보다 더 느리게)
병원에 운전하고 갈땐 방지턱도 매우 조심히 넘었구요, 뒷차들이 다 추월해 가도록 천천히 갔어요.
밥도 설겆이도 신랑이 다하고 , 1차 피검 전까지는 되도록 안 하려고 노력했어요.
서 있는게 부담이 될까봐 되도록 누워 있었네요.
(저 주사 맞으러 다니는 내과의 간호사님도 두번째 시험관 성공해서 쌍둥이 가지셨는데
1차땐 일상생활 괜찮다고 해서 돌아다니고 친구들 만나고 백화점도 가고 했는데 실패!!
2차땐 1주일간 휴가내고 집에서 뒹굴뒹굴 누워 지냈더니 됐대요. )

집에서도 양말 신고 있는 것은 필수!!
목욕은 참다참다 못참고 6일만에, 머리는 4일째 감았네요.
( J언니는 2주 만에 목욕했대요, 머리는 3일에 한번씩..체온유지를 위해)
세수도 뒷물도 모두 그냥 물로만 했어요. 머리는 세수비누로 감고(손가락도 안 들어가 힘들지만..)
1주일 후 샤워할 때 처음 세수비누를 썼네요.
당연히 스킨, 로션 안 발랐어요. (J언니 왈 향에 약하다면서..성공한 사람 얘기니 믿고 따랐죠.)
1차 피검 후 처음 샴푸로 머리 감는 자유를 누렸답니다.ㅋㅋ

먹는 것은 이지님들이 알려주신대로 먹으려 했지만 친정이 먼 관계로 전복과 사골을 나중에서야 먹었어요.
두유는 큰 것(940ml?) 하루에 한통 반씩이나 먹었답니다.
자꾸 먹히더라구요, 물 대신 거의 두유만 먹었구요, 딸기는 매일 한팩씩 먹었어요.
토마토도 먹었구요. 유산된다는 음식들은 손에도 안 댔어요.(녹두와 숙주나물, 팥, 파인애플 등등 크게 상관없을 듯 하지만 심리적인 상태가 그게 아니잖아요. ^^)
아참!! 찬두유나 토마토 등은 냉장고에서 미리 꺼내두었다가 찬기운이 가시면 먹었어요.
원래 보리차 끓여 먹는데 그것도 딱 끊고 정수기 물 그냥 마시구요.(보리가 찬 기운이어서..)
되도록 밥만 먹었는데 1차 이식하고 6일쯤 되었을 때 입에도 안대던 길거리표 핫도그 먹고 싶어서 신랑이 사다줬네요.
친정언니가 반찬이랑 국이랑 해다줘서 그거 먹으면서 1차 피검까지 버텼어요.
지금은 가끔 밥도 하고 설겆이도 하지만 쭈그려 앉는 것은 안한답니다. 바닥에도 되도록 앉지 않고 따뜻하게 있으려고 하구요.

저도 아직 시작단계여서
매주 검사 결과 기다리며 불안해하고 결과나오면 기뻐하고 증상에 걱정하고 울고 웃고 하네요.
시험관 들어가면서 심리치료도 받고 싶을 정도로 제 심리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결국 아는 수녀님에게 이메일로 이런얘기 저런얘기(남에게 하지 못했던 힘든얘기들)하면서 마음을 추스렸네요. 여러분도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누군가에게 속풀이 하세요.
긍정의 마인드..중요해요. 힘든 건 알지만...All is Well. (영화 세얼간이에서 나왔어요. 알이즈웰..ㅋㅋ)

너무 길었네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고자... 여러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