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우리말 '해침꾼→지킴이'…서울시에 무슨 일이
더팩트 2023.07.06 05: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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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 보도자료 2위
정책·사업명, 행정용어 순화 노력 기울여


우리말 '해침꾼'으로 평가됐던 서울시가 1년 만에 최우수기관으로 뽑히며 확 달라진 모습이다. 자정 노력과 함께 민간 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개선에 나선 덕분이다.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배정한 기자
우리말 '해침꾼'으로 평가됐던 서울시가 1년 만에 최우수기관으로 뽑히며 확 달라진 모습이다. 자정 노력과 함께 민간 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개선에 나선 덕분이다.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페이지뷰→방문자수' '언택트→비대면' '버스킹→거리공연'.

서울시 민간 심의위원회인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가 순화한 용어들이다.

우리말 '해침꾼' 오명을 썼던 서울시가 1년 만에 최우수기관으로 뽑혔다. 자정 노력과 함께 민간 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개선한 덕분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4년 서울특별시 국어사용조례를 제정, 민간 심의위원회인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를 설치했다. 2015년부터는 5년 단위의 국어발전기본계획을 수립했고 2021~2025년 '제2기 서울특별시 국어발전 기본계획'에 따라 △공공언어 개선을 통한 소통 활성화 △외국어 남용사례 점검 △국어사용 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 등을 시행했다.

다만 가시적인 성과가 바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였다.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는 지난해 지방선거 전후 2개월간 광역자치단체의 보도자료에서 외국어 용어와 외국 글자가 얼마나 사용됐는지 분석했다.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 보도자료 비율이 가장 높은 광역자치단체는 부산이 75%로 1위였고 서울이 71.4%로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서울뷰티먼스', '비욘드 조닝', '그레이트 선셋', '로컬브랜드' 등 시가 지난해 선보인 정책·사업 용어 중 과도한 영어 사용이 지적된 사례가 있었다.

우리말 '해침꾼'으로 평가됐던 서울시가 1년 만에 최우수기관으로 뽑히며 확 달라진 모습이다. 올해 서울시가 선보인 정책 중 한글 용어를 쓴 사업명도 많아졌다. 광화문 책마당 모습. /장혜승 기자
우리말 '해침꾼'으로 평가됐던 서울시가 1년 만에 최우수기관으로 뽑히며 확 달라진 모습이다. 올해 서울시가 선보인 정책 중 한글 용어를 쓴 사업명도 많아졌다. 광화문 책마당 모습. /장혜승 기자

국어기본법에서는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 등을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하며 어문규범에 맞춰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시도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정책사업명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어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 연구기관을 통해 홈페이지와 시정 홍보자료 등에 사용된 정책사업과 행사 명칭을 검토한 뒤 외국어 남용 등으로 순화가 필요한 표현을 선별한다. 이어 이런 표현을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에 상정해 대안을 찾은 뒤 소관 기관 또는 부서에 개선을 권고하고 반영 여부를 행정망에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가 바로잡은 표현은 558개다. 주로 어려운 한자어나 외국어, 차별적 언어 등이다. 일례로 '페이지뷰'는 '방문자 수'로, '언택트'는 '비대면'으로, '버스킹'은 '거리공연'으로 바꿨다. 또 '보모'는 '유아돌보미'나 '육아지원사'로, 'SNS'는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유모차'는 성평등 관점에서 '유아차'로 바꿨다.

직원들 공공언어 사용 역량 증진에도 힘쓰고 있다. 공무원 신규 임용자와 재직자를 대상으로 공공언어 교육과정을 운영해 지난해에만 4508명이 이수했다.

시는 이런 노력 등을 인정받아 올 4월 제12회 국어책임관·국어문화원 공동연수회에서 2022년 국어책임관 업무평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우리말 '해침꾼'으로 평가됐던 서울시가 1년 만에 최우수기관으로 뽑히며 확 달라진 모습이다. 올해 서울시가 선보인 정책 중 한글 용어를 쓴 사업명도 많아졌다. 차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모습. /서울시 제공
우리말 '해침꾼'으로 평가됐던 서울시가 1년 만에 최우수기관으로 뽑히며 확 달라진 모습이다. 올해 서울시가 선보인 정책 중 한글 용어를 쓴 사업명도 많아졌다. 차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모습. /서울시 제공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 위원장인 구본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특임교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공언어 교육과정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지난해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 지자체 2위로 선정된 뒤 동기부여가 돼서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수별로 맞춤 교육과정을 지정해 7,9급 신입 공무원 과정은 유형별 보고서 작성 실습 교육을 듣게 하고 임기제 공무원은 공문서 작성 실습 교육을 듣게 세분화했다"고 덧붙였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도 "올 5, 6월부터 시 보도자료에서 외국어 남용이 줄었다"며 "문체부와 행안부의 지자체 공문서 평가 작업이 지자체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 본다. 우리도 꾸준히 개선 권고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활동들이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개선 효과가 생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고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일례로 위원회는 지난 2017년 스타트업을 '새싹기업'으로 고칠 것을 권고했지만 아직도 스타트업이 주로 사용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정책사업명에 불필요한 외국어를 사용해 언론의 지적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속적으로 보도자료와 홍보물에 대한 자체점검과 사전감수를 진행해 국어책임관 업무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며 "앞으로도 국어사용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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