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강남의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이른바 강남 납치 사건의 일당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강남 납치 살인범 이경우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지난 3월 강남의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이른바 강남 납치 사건의 일당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9일 강도살인 등 혐의를 받는 이경우(36), 황대한(36), 연지호(30)와 유상원(51)·황은희(49) 부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이 씨의 아내 허모 씨, 또 다른 공범 이모 씨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경우와 황대한은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이경우 측은 "강도 범행 사실은 자백한다"면서도 "살인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사체 유기 부분도 부인한다"고 밝혔다.

황대한 측 역시 강도 범행과 사체 유기는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살인은 처음부터 공모하거나 죽일 것을 의도하고 마취제를 주사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연지호는 강도살인과 강도예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유 씨 부부 측 "변호인은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이기 때문에 공소기각 판단을 구한다"며 "납치든 살인이든 피고인들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3월29일 오후 11시 49분께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 A씨를 납치해 살해하고 대청댐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유 씨와 사실혼 관계인 허 씨는 2020년 A씨를 통해 퓨리에버코인을 1억 원 상당을 구배하고, 투자자를 모집해 30억 원을 투자했으나 손해를 보게 되자 A씨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 씨 부부에게 A씨의 가상화폐 자산이 많다는 말을 들은 이경우는 A씨 부부에게 범행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범인 남성 이 씨는 A씨를 미행하고 감시한 혐의, 이경우의 아내 허 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몰래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경우는 범행 도구를 준비했고, 황대한과 연지호는 A씨 부부를 납치해 차에 태워 마취제를 주사해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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