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연애대전' 김옥빈,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했던 '로코'
더팩트 2023.03.12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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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연애대전'으로 18년 만에 로코물 첫 도전 

배우 김옥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옥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었다. 18년 만에 새 장르 로코물에 나선 김옥빈은 '역시는 역시'라는 강렬한 인식을 남겼다. 스펙트럼을 확장한 그리고 더 확장해나갈 김옥빈이다.

김옥빈은 최근 서울 종로구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연애대전'(극본 최수영, 연출 김정권)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0일 첫 공개된 작품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 여미란(김옥빈 분)과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 남강호(유태오 분)가 전쟁 같은 사랑을 겪으며 치유받는 로맨틱 코미디다.

김옥빈은 '연애대전'을 통해 데뷔 18년 만에 첫 로코물에 도전했다. 그동안 로맨스 코미디를 피했던 이유가 있었을까. 김옥빈은 "20대 때는 낯간지러워서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또 내가 안 웃긴 사람이다 보니 코미디도 어렵게 느껴졌다. 자신이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멀리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지난 시간과 자신의 선택이 어느 순간 편협하게 느껴졌던 김옥빈은 다른 장르에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했고 때마침 그를 찾아온 작품이 '연애대전'이었다. 김옥빈은 "처음에는 잘할 수 있을까 싶어서 겁이 났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망가질 여유도 생겼고, 실제 나와 비슷한 캐릭터라 잘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무엇보다 대본을 읽었을 때 재미있었고 대사가 예뻐서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김옥빈을 가장 사로잡은 건 그의 캐릭터인 여미란이었다. 어렸을 때 상상했던 30대의 모습인 데다 이상적인 멋있음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김옥빈의 판타지가 충족이 됐던 것이다. 이에 김옥빈은 "나와 비슷한 연령대는 물론이고 많은 여성들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고 말했다.

"분명 장르는 로코인데,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을 계속 패요. 물론 액션 파트너로 대련하는 것이긴 하지만 몇 번이나 남자주인공을 때려눕히고 어딜 가서도 남자들을 이기고 싶어 하는 점이 이상하면서도 신기했어요. 그러다 나중에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면서 상대에 대한 선입견을 벗어나는 과정은 아름답다고 느꼈어요. 사실 모두가 다른 성에 대한 선입견이 있지 않나요. 그 선입견이 어느 순간 융화되는 과정을 아름다운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지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연애대전'은 자칫 잘못하면 '젠더 갈등' 이슈를 부추긴다는 오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김옥빈의 말처럼 작품은 오히려 상대에 대한 선입견과 그로 인해 비롯된 갈등 등을 대놓고 보여주지만, 무겁지도 과하지도 않게 풀어낸다. 이에 김옥빈은 '연애대전'을 두고 "영리한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제는 젠더 이슈들을 무작정 덮어놓을 수는 없는 시대가 됐으며 앞으로도 계속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모두가 생각하고 누군가 한 번쯤은 짚어줘야 하는 이야기를 무겁게 하는 게 아니라 재미를 통해 가볍고 아름답게 표현한다. 영리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 말했다.

배우 김옥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으로 18년 만에 첫 로맨스 코미디에 도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옥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으로 18년 만에 첫 로맨스 코미디에 도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연애대전'의 또 다른 묘미는 김옥빈의 액션이었다. 원래도 액션을 잘하는 배우이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장르에서 보여주는 색다른 액션이었기에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앞서 액션 연기를 충분히 보여줬던 김옥빈은 '연애대전'을 위해 따로 액션스쿨을 다니거나 준비한 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악녀'라는 거대한 산을 넘은 이후에는 어느 정도 배워야 할 기초는 쌓여있는 상태다. 레퍼런스를 받으면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감이 온다. 다만 현장에서는 한 시간 정도 연습을 하고 임했다"고 말했다.

18년 만에 첫 코미디 멜로라는 장르를 연기하며 배우 본인도 어색했지만, 보게 될 시청자들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혹시나 어색해서 거부감을 느끼면 어쩌지 싶은 김옥빈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경기 일으키면 어떡하지, 안 어울려서 결국 매장되면 어쩌지 하면서 걱정의 나날이었다. 촬영하면서도 감독님께 이상한 것 같다고 징징거리곤 했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믿어주고 진짜 좋다면서 격려해줬다"고 돌이켰다.

오히려 재밌는 작품의 장점을 몸소 체감하기도 했다. 김옥빈은 "왜 즐거운 작품을 많이 하는지 알게 됐다"며 "현장이 즐겁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건 없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진지한 작품을 많이 했다 보니까 집중을 위해 대화도 자제하고 배우들과 떨어져 있기도 한데, 이 작품은 정신 건강에 너무나 좋은 작품이었어요. 이전까지는 우울해지는 것도 있었는데, 이번엔 배우들의 친밀도가 '케미'를 보여주는 작품이기 때문에 편하게 수다 떨고 놀다가 들어가야 더 잘 나와 재밌게 임했죠."

배우 김옥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옥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유태오와의 호흡도 전했다. 사실 '연애대전'은 유태오와 벌써 세 번째 함께 출연하는 작품이라고. 이에 김옥빈은 유태오에 대한 무한 신뢰와 상대배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내가 본 남배우들 중 눈가주름이 가장 멋있는 배우"라며 유태오를 치켜세웠다.

앞서 유태오는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김옥빈에 대한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사실 냉정하게 판단하자면 난 아직도 선택받는 입장이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또한 내가 작품에 들어갔을 때, 상대배우로서는 나에 대한 확실성이 없으니까 거절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김옥빈은 한 번의 의심도 없이 흔쾌히 나와 함께해줬다. 정말 고마운 배우"라고 말했다.

김옥빈 역시 유태오의 고마움을 알고 있었다. 그는 "캐스팅된 후에 오빠가 고맙다고 했다. 당시에는 그 말의 의미를 잘 몰랐었는데, 촬영이 끝날 때 이유를 설명해줬다. 교포다 보니 언어적인 면에서 한계가 있어 캐스팅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태오는 연기에 대한 자세가 너무 좋고 열정적인 배우예요. 특히 남강호는 유태오가 아니었다면 그만큼 못 살렸겠구나 싶은 지점이 너무 많았어요. 보통의 로코 남주답게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망가지면서도 순수하고 허당인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오빠는 그야말로 제격이었죠. 촬영하면서도 오빠가 아니었으면 못 살렸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저절로 나왔을 정도예요. 다시 한번 생각하지만 남강호는 다른 누구보다 유태오 오빠가 가장 잘 살릴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어요."

첫 도전을 만족스럽게 끝낸 김옥빈은 차기작에서는 대중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아스달 연대기2'를 준비 중인 그는 "'연애대전' 봤던 분들로서는 다시 내 진지한 연기를 보며 아쉬워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연애대전'은 처음이지 끝이 아니다. 이제는 더 이상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여러 도전을 해보겠다고 마음먹은 만큼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연애대전'은 김옥빈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그는 "두렵기만 했던 새 장르에 대한 걱정과 선입견을 없애주고 스펙트럼을 확장해준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청자들에게는 스트레스 없이 볼 수 있는 로코, 그리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신여성의 캐릭터로 기억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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