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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성폭행' 펨코 글 사실이라면…"특수강간죄 가능성도"
39 더팩트 2021.05.06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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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에 여자친구에게 여러 남성과의 가학적 성관계를 맺도록 했다는 글이 올라와 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수사를 촉구하는 국민 청원이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 게시판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에 여자친구에게 여러 남성과의 가학적 성관계를 맺도록 했다는 글이 올라와 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수사를 촉구하는 국민 청원이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 게시판

경찰 내사 착수…'의사 지배' 처벌 관건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에 여자친구에게 여러 남성과의 가학적 성관계를 맺도록 했다는 글이 올라와 큰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이 진위를 파악하기 위한 내사에 착수하면서 글이 사실이라면 성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처음엔 많이 울었는데"…집단 성폭행 암시글 파문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3월 이 웹사이트에는 여자친구에게 여러 남성과 성관계를 하도록 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여자친구가 동의한 일이냐'는 취지의 댓글이 달리자 이 작성자는 "100% 나한테 맞추려고 시작했다"고 답글을 달았다.

게시글에 따르면, 애초 여자친구가 집단 성관계를 원하지 않았는데 계속 강요한 정황도 엿보인다. 작성자는 답글로 "처음에 많이 울었는데 내 취향이 그렇다니 이제 그러려니 한다. 많이 울고 달랬다", "원래 거절 못 하는 성격이라 이 지경 됐다", "(내가) 여자친구보다 학벌 좋고 재산이 좀 있다" 등의 상황을 밝혔다. 작성자가 남긴 답글에는 특정 신체 부위에서 피가 나거나 하혈을 했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펨코 운영진은 논란이 일자 2일 "법적인 것을 떠나서 사이트 규정을 위반할 뿐만 아니라 공서양속을 위반하는 내용"이라며 문제의 게시글을 삭제하고 작성자를 영구 차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갈무리 사진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졌고, "'에펨코리아' 사이트에 올라온 성범죄글을 수사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국민 청원도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5일 10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누리꾼들은 '이렇게 구역질 나는 글은 처음 봤다', '여성을 사람으로 취급하지도 않는 글'이라며 분개하고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 익명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라 '자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상황 묘사가 구체적이고 여자친구의 인적사항도 일부 올라와 있는 만큼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좀 더 우세한 상황이다.

경찰청은 작성자를 특정하고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사건을 마포경찰서 등에 배당하고 내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경찰은 우선 웹사이트 서버를 압수수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고, 펨코 측 역시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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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4일) 12시 기준 "'에펨코리아' 사이트에 올라온 성범죄글을 수사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국민 청원은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게시판

◆'범죄가 되냐' 반응…법조계 "특수강간 적용 가능"

이러한 반응과 함께 게시글이 최초로 올라온 펨코에서는 '진짜라도 합의 아래 한 것인데 무슨 죄냐'는 댓글이 적지 않게 달렸다. 최초 게시글 내용상 여자친구가 처음에는 거부했어도, 끝내 남자친구의 요구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합의 아래 이뤄진 성관계'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법조계에서는 게시글이 사실이라면, 성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적용 가능한 혐의로는 특수강간죄가 가장 많이 점쳐졌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특수강간죄는 2명 이상이 합동해 사람을 성폭행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로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피해자가 애초 원하지 않았음에도 부적절한 행위로 나아가는 과정에 저항할 수 없는 협박·폭력이 있었다면 특수강간죄 성립이 가능하다"며 "성인 여성이 남자친구 말 듣고 동의한 것 아니냐고 치부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폭력이 없어도 사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봤을 때 피해자가 남자친구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는 무형의 협박이 있었다면 성범죄로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관계에 참여한 다른 남성 역시 공범으로 봐야 한다고도 했다. 승 연구위원은 "다른 남성들 역시 피해자의 절대적 자의로 이뤄진 성관계가 아니란 점을 인식하고도 행위에 가담했다면 공범으로 봐야 한다"며 "글 내용상 피해자의 신체 일부에서 피가 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봤을 텐데, 일반적인 상식에서 합의 하에 이뤄진 행위로 인식했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봤다.

그러나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의사 지배, 즉 '가스라이팅'에 따른 성범죄는 형사처벌까지 가기 어려운 것이 사법부 현실이다. 익명을 요청한 성범죄 전문 변호사는 "집단 성관계로 이어지기까지 위협이 있었는지, 설득이 있었는지가 문제"라며 "피해자가 성인이고 위협적인 행동이 없었다면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피해자가 성인이라도 애초 원하지 않았던 성관계로 피해를 보는 상황은 같은 만큼 '열린 판례'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상균 변호사(법무법인 태율)는 "미성년자 대상이거나 친족 사이 성범죄는 폭행·협박이 수반되지 않아도 실무상 강간이 성립되는 경우가 많지만, 피해자가 성인이고 가해자가 친족이 아닌 경우에는 강간죄 처벌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거부 의사가 있는 여자친구를 옳지 못한 방법으로 가스라이팅한 사안으로 보이는데 비록 폭행·협박이 없었더라도 항거 불능할 수준의 의사 지배로 발생한 성범죄도 처벌할 혁신적인 판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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