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방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이어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쎄시봉'으로 또 한번 복고열풍을 주도하는 배우 정우./CJ엔터테인먼트 제공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응사, 토토가, 국제시장, 그리고 쎄시봉.'

지난 2012년부터 일기 시작한 '복고 열풍'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브라운관, 스크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의 추억을 자극하는 작품은 연이어 성공을 거두며 화제를 모은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토토가', 영화 '국제시장'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복고'하면 떠오르는 배우가 한 명 있다. 지난 2013년 방송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로 인기몰이를 한 정우(34·본명 김정국)다. '응사'에서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 쓰레기(김재준)를 연기한 그는 드라마를 통해 데뷔 12년 만에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2001년 단역으로 데뷔한 뒤 '응사'를 만나기 전까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그에겐 잊지 못할 작품이다.

지난 2013년 방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대중의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출연 배우들 모두 스타덤에 올랐다./tvN제공

정우를 스타로 만든 '응사'는 지난 2012년, 대한민국을 복고 열풍으로 몰아넣은 '응답하라 1997'의 후속작이다. 그는 '응사'에서 1990년대를 살았던 청춘으로 분해 당시 세대가 고민했던 현실, 로맨스, 미래 등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그래서일까. 복고로 뜬 정우는 차기작으로 또 다시 복고를 선택했다.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쎄시봉'(감독 김현석, 제작 제이필름, 배급 CJ 엔터테인먼트)이다. 정우는 '쎄시봉'에서 주인공 오근태로 변신했다. 이번엔 1970년대 청춘을 연기한다.

'쎄시봉'은 한국 음악계의 포크 열풍을 일으킨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를 배출한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20대 청춘남녀의 열정과 사랑을 그렸다. 극 중 정우는 이장희(진구 분)에게 발탁돼 트리오 쎄시봉에 합류한 통영 '촌놈' 오근태를 연기한다. 그는 우연히 마주한 민자영(한효주 분)에게 첫눈에 반해 모든 것을 바치는 순애보 성격의 소유자다.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쎄시봉'에서 통영 출신 촌놈 오근태를 연기하는 정우/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오근태는 실화를 소재로 한 '쎄시봉'에서 가상 인물로 각색된 캐릭터다. 특히 정우를 위해 최적화된 설정이 눈길을 끈다. 실제 부산 출신인 정우와 경남 통영 출신인 오근태. 덕분에 '응사'에서 익살스러운 사투리 연기로 인기를 끌었던 그는 이번에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매력을 어필한다. 더군다나 부산 출신인 정우가 경상도 사투리로 연기하니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순애보를 지닌 남자 설정도 '응사'에서 정우가 연기했던 쓰레기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쎄시봉'을 차기작으로 선택했을 때, 정우는 당시 '응사'로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었다. 다시 말해 다양한 분야에서 각양각색의 시나리오가 그를 향해 쏟아지던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복고 스타일을 선택한 그를 향해 '변화가 없어 신선하지 못하다'는 아쉬움 섞인 시선과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인지도와 캐릭터를 확고히 하는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가 함께했다.

배우 정우가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쎄시봉' 제작 보고회에 참석해 감미로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최진석 기자

개성 있는 외모와 안정된 연기력을 겸비한 정우다. 하지만 그가 무명 배우란 타이틀을 벗고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모두가 아는 오랜 시간, 본인만 아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어쩌면 '응사'이후에도 정우가 가장 자신있는 것,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자 '쎄시봉'으로 '굳히기'에 들어갔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는 영화를 본 관객들이 판단할 일이다. 또 정우가 잘 하는 것이 '복고'만 있는지 혹은 더 잘하는 무언가가 있는지도 '쎄시봉' 이후 다음 작품을 통해 지켜볼 일이다.

◆정우가 또 한번 선택한 복고 영화 '쎄시봉'(http://www.youtube.com/watch?v=QbAhO9kjQ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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