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은 품목을 찜해두고 세일을 기다렸다면 신속함이 관건이다. 보통 내 눈에 예쁘면 남의 눈에도 예뻐 보이는 법, 마음에 드는 아이템은 일찌감치 품절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별 생각 없이 지내다 뒤늦게 광고에 현혹되는 순간이 올 때가 있다. 옷이라는 게 꼭 필요해서만 사는 건 아니지 않은가. 인터넷 서핑을 하노라면 원치 않아도 수많은 광고들이 시선을 차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면 눈길을 끄는 사진이나 문구가 있게 마련이다. 게다가 알고리즘으로 인해 한번쯤 관심을 가졌던 제품이 계속해서 깜박거리고 있으니 세일이 끝나기 전에 사는 것이 이익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점점 커진다. 그러나 충동구매일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온 경험상 실패를 줄이는 세일 기간 쇼핑노하우를 꼽자면,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 아이템을 선택할 것, 소재와 사이즈를 꼼꼼하게 확인할 것, 그리고 다음 시즌까지도 계속되는 트렌드를 알아둘 것, 이 세 가지를 유념하면 도움이 된다. 세일이 한창인 지금 사도 괜찮을까? 고민된다면 후회하지 않을 지속가능 트렌드와 질리지 않는 클래식 아이템에 대해 살펴보자.

# 장르로 자리 잡은 셋업 스타일

▲ 사진 제공= © La Ligne, © The Great, © Sandro

코로나19로 인해 원마일웨어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떠오른 셋업 스타일은 이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스웨트셔츠가 운동복이 아닌 패션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상하의를 세트로 입는 스타일도 일상복의 한 형태로 굳어지는 추세다. 재킷을 걸치면 봄가을까지 입을 수 있는데다, 색상을 달리해 따로 또 같이 입어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니 실용성 면에 있어서는 이를 따라올 스타일이 없다.

# 클래식 오픈칼라 셔츠 스타일

▲ 사진 제공= © Massimo Dutti, © Comptoir des Cotonniers, © Staud

폴로셔츠와 V넥 셔츠의 장점을 모두 갖춘 오픈칼라 셔츠는 올 시즌 유난히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트렌드 아이템 같지만, 사실 클래식 패션으로 분류되는 베이식 아이템이다. 매치하는 방법에 따라 댄디한 스타일로도, 트렌디한 룩으로도, 원하는 방향으로의 연출이 가능해서 오래도록 질리지 않고 입을 수가 있다. 다이마루 티셔츠, 니트 스웨터, 우븐 셔츠, 소재도 다양해서 선택의 폭 또한 의외로 넓다.

# 포인트가 되는 컷오프 디자인

▲ 사진 제공= © H&M, © Aritzia, © Mango

옷의 어딘가에 구멍을 내어 포인트를 주는 컷오프 스타일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과연 얼마나 받아들여질까 싶었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은 덕분에 당분간 지속될 트렌드로 예상된다. 컷오프 디테일의 장점은 밋밋함과 답답함을 보완해 준다는 점, 그 자체로 디자인이 된다는 점, 평범한 티셔츠도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어준다는 점 등이 있다. 또한 봄가을 시즌, 재킷 속에 이너로 입으면 감각적인 멋이 살아난다.

# 꾸안꾸 패션의 완성 유틸리티 팬츠

▲ 사진 제공= © The Frankie Shop, © Frame, © Zadig & Voltaire

와이드, 부츠컷, 스트레이트, 테이퍼드, 스키니, 이런 핏도 중요하지만, 팬츠의 맵시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주름이나 포켓 같은 디테일 또한 밀접한 관계가 있다. Y2K트렌드와 함께 계속되는 카고팬츠의 포인트는 바로 바지옆단의 큼지막한 주머니에 있다. 과거의 스타일과 다른 점이라면 좀 더 스마트한 느낌의 유틸리티 팬츠라는 것으로, 어떤 아이템과 매치해도 멋스러워 보이는 꾸안꾸 패션을 완성한다.

# 역 시즌 아이템 아우터 공략하기

▲ 사진 제공= © Zara, © Esprit, © Jigsaw

저도 모르게 홀린 듯 보고 있게 되는 홈쇼핑 채널, 여름 세일 기간이 되면 아우터 판매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역 시즌 아이템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자세다. 일단 파격적인 할인가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데, 한겨울 날씨엔 꼭 필요한 푸퍼 아우터를 경제적으로 마련하는 좋은 기회다. 평소라면 주저하던 색다른 디자인이나 레인코트 등도 이때 장만하면 부담이 적을 것이다.

박혜열의 스타일 파일 l 패션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박혜열이 격주로 전하는 올해의 패션 트렌드 읽기

글 l 박혜열 사진ㅣ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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