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패션 유행을 이야기할 때 우선 컬러의 추세에 이어 아이템별 핏과 실루엣의 흐름을 살펴보게 되는데, 그만큼 중요한 것이 디테일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미묘한 차이로 완전히 달라지는 디자인의 특징이야말로 트렌디함과 올드함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평범한 티셔츠라도 프린트 하나로 다채로운 분위기가 연출되듯이 자르고, 뚫고, 꿰매고, 묶고, 조이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형태에 따라 시즌 트렌드가 바뀌곤 하는 것이다. 패셔니스타들의 공통점은 그 차이를 재빨리 포착해 스타일링에 활용한다는 점으로, 기본 아이템에 유행 포인트 하나 더함으로써 스타일지수를 확 끌어올리는 간단한 방법이기도 하다. 올여름 트렌드 포인트로는 다음 다섯가지 정도가 주목된다.
# 살짝 오픈된 컷오프 디테일
▲ 사진 제공= © Anthropologie, © Mango, © Stella McCartney
지난해에 이어 더욱 확산된 디자인으로 요즘은 어딘가에 구멍이 뚫려 있어야 답답하지 않고 멋스러워 보인다. 쇄골, 어깨, 등, 옆구리 등등 몸통 한 부분에 살짝 들어간 컷오프 디테일이라면 피부가 드러났다는 느낌보다는 디자인적인 감성이 먼저 느껴진다. 따라서 배가 훤히 드러나는 크롭트 탑이나 엉덩이선이 아슬아슬한 쇼츠보다 노출의 부담 없이 유행의 첨단을 즐길 수가 있다.
# 한쪽으로 겹쳐 묶는 랩 스타일
▲ 사진 제공= © Claudie Pierlot, © Arket, © H&M
Y2K 트렌드와 함께 다시 돌아온 유행 중의 하나는 가운처럼 옷자락을 겹쳐 한쪽에서 묶어주는 랩 스타일이다. 디자인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번 시즌 블라우스, 스커트, 원피스 아이템에서 골고루 각광을 받고 있다. 일반적인 V넥과는 조금 다른 페미닌 무드가 엿보이며, 사선 처리로 인한 날씬해 보이는 효과와 리본 장식의 악센트까지 매력만점 스타일이라 하겠다.
# 촘촘한 주름이 사랑스러운 스모킹
▲ 사진 제공= © Jigsaw, © French Connection, © Berenice
천에 촘촘하게 주름을 잡아 신축성을 만드는 자수 기법인 스모킹은 몸에 꼭 맞으면서도 유연해서 착장에 편안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매력적인 부분이다. 목과 소매 또는 몸통에 사용함으로써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으며, 특히 허리선에 넓게 스모킹 밴드를 넣어주면 배와 허리선을 코르셋처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고무줄 허릿단보다 디자인의 완성도도 훨씬 더 높아진다.
# 트임으로 인해 시원한 슬릿
▲ 사진 제공= © Massimo Dutti, © Maje, © Zara
올여름은 시원한 느낌을 주는 포인트 디자인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구멍을 뚫는 컷오프 디자인과 함께 길게 트임을 넣어 편안한 활동성과 섹시한 무드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슬릿 디테일의 원피스나 스커트도 인기가 상승 중이다. 깊은 슬릿의 원피스를 팬츠와 함께 레이어드하면 패셔너블한 차림이 완성되며, 움직일 때마다 살짝 드러나는 각선미는 단점을 커버해 주는 착시효과가 있다.
# 스퀘어 넥의 퍼프슬리브 탑
▲ 사진 제공= © Frame, © Marella, © Aritzia
다양한 넥 라인 중 가장 목이 길고 날씬해 보이는 스타일은 스퀘어 넥이다. 얼굴에서 가슴까지 피부톤은 하나로 연결되면서 어깨부분은 옷감이 직선으로 잡아주니까 시선을 중심으로 모아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각진 얼굴이나 두드러지는 쇄골에 대한 고민은 목걸이로 보완해주면 문제없이 해결된다. 올여름 스퀘어 넥 블라우스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포인트는 부푼 슬리브에 있다.
박혜열의 스타일 파일 l 패션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박혜열이 격주로 전하는 올해의 패션 트렌드 읽기
글 l 박혜열 사진ㅣ공식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