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입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떻게 입느냐라는 건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상식이다. 얼마 전 TV프로그램에서 패셔니스타를 꿈꾸는 한 사람이 자타 공인 패션피플에게 옷 잘 입는 팁을 전수받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우선 요즘 한창 인기인 퍼스널컬러부터 찾고, 힙한 패션샵을 방문해 여러 가지 스타일에 도전해보는 시간을 보낸 끝에 확 달라진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일단 핏이 바뀌자 체형의 단점이 보완되었고 매치하는 아이템에 따라 인상부터가 바뀌는 스타일링의 마법에 스스로도 놀라는 변신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그렇게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 완성되었다면 이번에는 돌려입기 신공이 발휘될 순서다. 올여름 스타일리시한 믹스 앤 매치 패션을 위해 필요한 아이템과 주목받는 스타일링에 대해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자.
니트 탑은 티셔츠보다 좀 더 갖춰 입은 느낌이 들도록 하고 싶을 때 효과적이다. 니트는 실의 종류와 짜임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멋쟁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퍼프 슬리브 크로셰 니트, 가오리 후디 니트, 카디건 니트 등 다양한 디자인의 니트 탑을 여유있는 핏의 캐주얼팬츠와 매치하면 세련된 감성의 꾸안꾸 패션을 즐길 수 있다. 쿨 소재의 여름 니트는 몸에 붙지 않아 면 티셔츠보다 오히려 시원하며 최근에는 물세탁이 가능한 니트까지 개발되었으니 관리 또한 손쉬워졌다.
여름 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탱크 탑의 매력이 그 어느 때보다 돋보이는 시즌이다. 올여름 꼭 하나 갖고 있어야 할 기본 아이템 중 최강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패션피플 사이에서 핫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유행이라 해도 브라탑이나 크롭트탑은 무리라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슬리브리스의 탱크탑은 대체하기 꼭 알맞은 스타일이라 하겠다. 어떤 하의와 매치해도 미니멀한 분위기를 완성하는 탱크탑을 더욱 시크한 룩으로 연출하는 팁이라면 가슴이 덜 파인 디자인을 추천한다.
여름철에 화이트 컬러가 강세를 보이는 건 당연한 순리이겠지만 이번 시즌에는 올화이트 패션이 트렌드로 부각되면서 예년보다 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추세다. 다양한 화이트 아이템 중에서 실용성 갑의 베이식 의류를 하나만 고른다면 올해의 일등은 화이트셔츠다. 누구에게나 어울리고 어떤 아이템과도 매치가 되며 때로는 아우터의 역할까지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일링에 따라 캐주얼한 룩에서부터 정장 느낌까지 분위기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만능 코디 아이템이라 하겠다.
몇 시즌 전부터 떠오른 셋업 스타일의 인기는 여름에도 계속된다. 상의와 하의를 한 벌로 맞춰서 입는다는 건 과거의 테일러드슈트에서 벗어나 조깅 웨어를 스트리트 패션으로 입는 요즘 스타일로 셋업의 개념 자체가 넓어졌다. 그에 따라 이번 여름에 주목해야 할 트렌드 포인트는 재킷, 셔츠, 튜닉, 어떤 아이템이건 버뮤다 쇼츠와 같은 컬러나 소재로 매치하는 셋업 스타일이다. Y2K유행과 함께 돌아온 버뮤다 쇼츠는 바지통의 여유가 있어 날씬해 보이면서 통기성이 좋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슬립드레스나 점퍼스커트 같은 슬리브리스 드레스는 한 벌 정도 갖고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나 스타일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서 매우 유용한 아이템이다. 드레스 안에 이너 탑을 입으면 평상복이 되고, 휴양지에서는 드레스 하나만으로 리조트룩을 즐길 수 있으며, 카디건이나 재킷을 걸치기에도 좋고, 색다른 감각을 더하고 싶다면 팬츠를 레이어드해도 멋스러운 옷차림이 완성된다. 따라서 올여름 바캉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필요한 순간이 오리라 여겨지는 강력 추천 아이템이기도 하다.
박혜열의 스타일 파일 l 패션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박혜열이 격주로 전하는 올해의 패션 트렌드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