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차림을 있어보이게 만드는 데는 소재의 역할이 대단히 크다. 비슷한 디자인의 다운코트라도 겉감과 안감, 속의 충전재에 따라 외관은 물론 보온성도 천양지차로 차이가 나는 것처럼 어떤 원단을 사용했는가에 의해 패션의 풍미는 많이 달라진다. 겨울소재라고 하면 울과 폴라플리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모직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고 플리스는 실용적인 반면에 엣지가 살짝 부족한 아쉬움이 있다. 따라서 멋을 생각한다면 그 밖의 소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멋쟁이들의 특징은 겨울철 기본 소재이면서도 그 자체로 멋스러운 재질을 적극 활용한다는 것. 늘 있어왔지만 이번시즌 더욱 인기 높은 베스트4를 꼽는다면, 레더, 코듀로이, 캐시미어, 트위드로 압축할 수 있겠다.
# 페이크 가죽 에코 레더 Eco-Leather
▲ 사진 제공= © Agnes b., © Mango, © Joseph
과거에는 가죽하면 뻣뻣하고 묵직한 느낌 때문에 일부 마니아들의 기호품이었지만, 요즘의 가죽은 매우 부드럽고 가벼우며 색상도 아이템도 가지각색이라 스타일리시한 옷차림에 결정적인 포인트를 주기에 적합해서 점점 더 일반화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동물 학대의 염려가 필요 없는 에코 레더가 붐이다. 가격의 거품도 빠지고 환경 보호에도 동참하는 착한 소재로 맵시까지 챙길 수 있는 것이다.
# 가볍고 부드러운 캐시미어 Cashmere
▲ 사진 제공= © French Connection, © H&M, © Nili Lotan
카슈미르 지방에서 나는 캐시미어 산양의 털실로 짜서 캐시미어라고 부르는 울소재는 보온성이 뛰어나고 부드러운 촉감과 은은한 윤기로 인해 모직물 중 최고급으로 인정받는다. 한번 입어보면 그 가벼움과 자연스러운 착장감에 반하지 않을 수 없기에 베이식 아이템으로 갖추어 놓으면 겨울철마다 보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올겨울 풀오버와 집업, 바지, 코트까지 캐시미어로 셋업하는 스타일이 강세다.
# 따뜻하고 실용적인 코듀로이 Corduroy
▲ 사진 제공= © Zara, © Comptoir des Cotonniers, © Anthropologie
올록볼록 골이 지게 짠 코듀로이는 면직물임에도 따뜻한 소재로 밀도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것 또한 묘미다. 아저씨들이 입던 재킷이나 아이들 바지를 떠올리며 촌스럽다고 생각한다면 트렌드에 뒤처지고 있는 것. 복고 바람을 타고 코듀로이 역시 화려하게 부활했다. 요즘엔 합성섬유와 혼방해 신축성과 내구성을 보완함으로써 스타일이 한층 살아났다. 코듀로이 팬츠는 필수, 셔츠도 유용한 아이템이다.
# 멋스러운 조직의 트위드 Tweed
▲ 사진 제공= © DSquared2, © Maje, © Apiece Apart
경사와 위사를 굵은 실로 촘촘하게 짜서 거칠고 투박한 느낌이 나는 능직물인 트위드는 무늬나 조직이 비교적 뚜렷하게 표면에 나타나기 때문에 특별한 멋이 풍겨 나온다. 튼튼하고 소박한 이미지가 강하던 전통직물의 위상을 바꿔놓은 건 샤넬. 이젠 트위드하면 샤넬슈트가 떠오르듯이 멋스러운 소재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캐주얼한 아이템과 잘 매치해서 입으면 클래식한 멋이 영한 감각으로 살아난다.
박혜열의 스타일 파일 l 패션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박혜열이 격주로 전하는 올해의 패션 트렌드 읽기
글 l 박혜열 사진ㅣ공식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