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대리는 지난 번 워크샵 때 옆 자리의 C대리의 몸매를 보고 깜짝 놀랐다. 빈약할 것 같던 몸매가 은근히 탄력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그런데 옷 태는 왜 그 모양이지? 나름 궁금했던 L대리는 C대리의 속옷을 보고 그 원인을 알았다. 왜소한 체격의 그녀가 제대로 된 속옷 사이즈보다 한 치수 크게 입는 것이 아닌가? 20대 대학생이었을 때 자신도 엄마가 사주는 속옷만 믿고 그대로 입다가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속옷 쇼핑을 처음 했는데 내가 입던 속옷 사이즈가 내 치수가 아니었다. 'C대리, 속옷 자기가 쇼핑해?' '응, 엄마가 사줄 때도 있는데 내가 살 때도 있지. 왜?' '아, 내가 보니까 자기 속옷 사이즈가 바뀌어야 할 것 같아서. 이번 주말에 나랑 속옷 쇼핑하러 가자. 내가 사이즈를 재 줄 수는 없지만 쇼핑 정도는 같이 해줄 수 있지. ㅎㅎ'

기본적으로 속옷 매장에는 가슴 치수를 재 준다. 여성들은 의외로 10대때부터 엄마가 사주는 속옷을 입거나 아니면 으레 나는 이 정도 치수겠거니 하는 '감'으로 속옷을 사기 때문에 정확한 치수를 모르는 경우가 꽤 있다. 매장에 가서 재 보는 것이 부끄럽다면 집에서 줄자를 가지고 한 번 재보자. 뭐 피타고라스 정리를 증명하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어머 이 언니는 왜 이렇게 속옷을 크게 입고 있대?' 매장 아줌마가 호들갑을 떠신다. 하지만 포커페이스인 나는 호들갑에 같이 동참한다. '그쵸? 아니 이 사람이 자기 치수대로 입으면 더 예쁠 걸 그걸 모르고 컵이 남아돌게 속옷을 입더라고요.' 괜히 반 나체로 무안해진 C대리가 한 마디 한다. '아 이제 잘 입으면 되잖아!!!' C대리야 알았으니 목소리 좀 낮춰줘~ 키 155cm 58kg의 아담한 체구인 C대리는 70B컵인데 이제껏 75A를 하고 다녔다. 밑 가슴이 큰 사이즈를 착용할 경우 움직임에 불편함은 없지만 가슴과 브라가 따로 놀 수가 있기 때문에 자꾸 브라를 손으로 잡아 당겨서 원위치 시켜야 하는 굴욕의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20대야 발랄함이 있고 30대는 품위가 있어야지. 어디 손으로 자꾸 속옷을 만지면 쓰나. 그렇게 C대리와 속옷 쇼핑을 마치고 나온 나. '나 몰랐는데 브라를 하는 방법도 따로 있더라구~' 30대 아가씨가 참 몰라도 너무 모른다. 하긴 나도 안 지 얼마 안 되 놓고 너무 뭐라고 하지 말자. '어? 그럼~ 몇 일전에 유친의 겟잇부티에 나오더라고 브라를 하고 배꼽인사할 때처럼 앞으로 90도 숙여서 가슴을 컵 안으로 모아주는 거야. 아 정말 겉 옷 신경쓰기도 바쁜데 여자는 속옷도 위, 아래 두 가지나 모두 신경써야 되고 아~ 너무 신경쓸 게 많아~' 'L대리 그래서 남자로 태어나고 싶은 거야? ㅎㅎㅎ' '아니 그건 아니고. ㅋㅋㅋ'

요즘은 대부분의 브라가 가운데 봉제선이 있는 것이 아닌 동그랗고 부드럽게 감싸는 몰드 브라가 많다. 가슴이 평균적으로 이상이 없다면 기호와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골라 선택하면 될 것이다. 요즘에는 안에 패드(일명 뽕)가 들어간 브라가 따로 나오기 때문에 가슴이 빈약한 여성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예쁜 가슴을 보여줄 수가 있다. 헬스장에 보면 양 팔을 넣고 가슴 쪽으로 모아주는 운동 기구가 있는데 가슴 발달?에 좋은 운동이라고 알고 있다. 그리고 하느님께 똥침놓기라는 운동이 있는데 손바닥부터해서 팔꿈치 까지 양팔이 붙도록 한 후에 일직선이 되도록 하늘로 쭉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면 된다. 두 번째 운동의 효과는 안 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헬스장에 있는 기구의 효과를 간단히 언급하자면 가슴 자체를 커지게 한다기보다는 가슴 주위의 근육을 발달시킴으로써 지방이 좀 더 수축되고 겨드랑이가 얄상해지면서 가슴이 UP해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건 내가 아주 오래전에 헬스장을 좀 다니면서 트레이너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내 경험치를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믿거나 말거나~

가슴이 작다고 해서 무조건 브라 사이즈를 크게 입으면 안 된다. 자신의 사이즈에 맞게 입는 것이 가장 옷 태를 잘 내는 지름길이며 그나마라도 숨어있는 우리의 1%대 S라인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1%가 너무 작은가? 좀 극단적이긴 하지. 그럼 한 10%로 수정해 보자. 우리 몸에 숨어 있는 10%대의 S라인을 찾아서~

1. 모아줘야 하는 가슴

가슴을 모아줘야 할 필요가 있다면 컵과 끈을 분리할 수 있는 스타일보다는 브라가 가슴을 안 쪽으로 감싸주면서 끈으로 자연스럽게 어깨가지 올라가도록 되어 있는 디자인을 선택하면 좋다. 이 때도 반드시 브라를 하고 손으로 가슴을 안 쪽으로 쓸어담아 줄 것. 쓸어담는다고 하니 어감이 좀 이상 하지만 ㅡㅡ;; 그게 정답이니 어쩔 수 없다~!!

2. 가슴이 작을 경우

작은 가슴의 소유자인 분들은 Full 컵 브라대신에 3/4컵 사이즈의 브라를 하는게 좋다고 한단다. 음...음...더 쓸 말이 없다.

2. 가슴이 클 경우

가슴이 커서 고민이라면 Full 컵 브라를 하는 것이 체형 보완에 좋다. 그리고 가슴 역시 여성이 지금의 인간으로 진화하기 이전에 오스트랄로 피테쿠스가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 중력에 의해 가슴이 생겨난 것으로 보는데 그렇기 때문에 브라는 가장 예쁜 가슴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중력에 거스르고자 하는 인간 노력의 산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속옷은 자고로 브라만 있는 것이 아닌지언정 나도 잘 모르는 분야가 또 이 속옷이기 때문에 오늘은 이것으로 마무리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팬티 쪽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음으로 기약해 본다.

'L대리 그나저나 그 빨간 속옷은 왜 산거야?' '아...너무 예뻐서 ㅜㅜ' '그렇다고 10만원짜리 속옷을 덜컥 사버리면 어떻게 해~' '아, 몰라~!!! 당신이랑 치맥만 좀 덜 먹으면 돼!' 겉옷에만 지름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나라가 점점 더 개방화됨에 따라 그리고 속옷이 커플 간에 선물 문화 혹은 커플 속옷이 대중화됨에 따라 대중들의 취향에 맞추려고 하는 더 개성있고 예쁜 속옷들이 디자인 되어 생산, 판매 될 것이다. 물론 그러면서도 외국에서 값싸고 질 좋은, 게다 외국 디자이너의 감각까지 엿볼 수 있는 속옷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당신의 브라 사이즈와 팬티 사이즈를 정확히 알고 있는가? 수많은 속옷 중에서 내 맘에 쏙 드는 탐나는 물건을 만났을 때 우리의 소중한 몸이 착용해 볼 수 있도록 하려면 당근 내 사이즈가 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내 몸을 곱게 보호해주고 옷 태를 더 잘 내주는 속옷에 대한 그리고 내 몸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한다.

* 속옷 포스팅은 여전히 부끄러운지라 사진 크기를 작게 하였습니다. (그게 뭔 차이라고 ㅡㅡ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