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https://cineaste.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1872993

전쟁의 여파는 도시와 사람들에게

여러 상흔을 남겼다. 그것은 무자비한

파괴에 의한 희생물이었다

도시들은 재건될 수 있지만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입은 상처는

치유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 영화는 한 남자와 그가

지나친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당신한테 뭔 짓을 한걸까?

뭐가 당신에게 최선인지 모르겠네요

난 내가 저지른 일에서 도망칠 수 없어요

당신 없이 살고 싶지도 않고요

(제목 때문에) 뭔가 독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제목만 그럴 뿐 특별함이 부족한 ‘피 묻은 손을 애정으로 씻어다오’는 느와르나 범죄영화로 보기보다는 신파나 애정물로 생각하면서 즐기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굳이 말을 더한다면 서구 쪽 정서가 아닌 동양의 감수성이 더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분위기만 봐서는 195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만들어도 나쁘지 않은 내용일 것 같다.

다혈질에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격분하는 (사회) 부적응자 남성

전쟁으로 연인을 잃고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여성

(한쪽은 흡연자이고 다른 한쪽은 비흡연자일 정도로) 전혀 어울리는 부분 없는 그들이 어쩌다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쉽사리 이해되진 않지만 그게 사랑이고 애정이니 적당하게 이해가 되기도 하다. 사랑이란 항상 느닷없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찾아오는 법이니까. 다만, 둘의 관계가 그리 순탄치 않을 것 같은 예감이 가득하기만 하다. 그리고 둘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힘겨운 사건들이 연이어 벌이지게 된다.

버트 랭카스터, 조안 폰테인은 안정감 있게 각자가 맡은 배역을 만족스럽게 연기해주고 있다. 계속되는 과오로(마치 저주처럼) 점점 나락으로 향하려다가 애틋한 사랑으로 (불투명한 미래와 앞으로 겪을 여러 고초가 예상되지만) 더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다짐하는 남성(그리고 그걸 곁에서 도와주려는 여성)에 대한 영화였다.

딱히 흥미로운 점이 부족한 “다소 평범한” 영화지만(뭔가 정돈되지 못한 느낌이 많았다) 그래도 좋아하는 배우들이 등장하는 영화라 그럭저럭 즐기게 됐다. 약간의 애틋한 사랑이나 전혀 다른 처지의 남녀가 사랑에 빠진다는 등의 설정이 한국 사람들에게는 무척 익숙하고 환영받을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개봉 당시에는 꽤 인기를 끌진 않았을까?

이 영화에 큰 애정을 갖진 못하겠지만 자욱한 안개 속에 길을 잃은 것처럼 헤매고 있는 두 젊은 연인의 앞길이 조금은 나아지길, 그들이 맞잡은 손이 놓쳐지지 않길 바라며 어떤 결말을 찾을지 지켜보게 된다.

새로운 삶을 살고 싶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은(어둠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본인만의 결심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좀 더 그럴싸하게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그렇게만 말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좀 더 잘 다듬어낼 것들이 많았을 것 같다. 그걸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막연하기만 하고.

능글능글하게 계속해서 주인공 주변을 기웃거리며 상황을 어렵게만 만들어가는 악역이 딱히 인상적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