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보이 Cowboy
후니캣 2021.07.14 10:15:43
참고 : https://blog.naver.com/cine212722/100050264709
별빛 아래 누워서
캠프파이어에 노래 부르고
그리고 당신의 충실한 말이
당신 옆에서 풀을 뜯어 먹고...
당신은 허황된 몽상이나 하는 바보야
실상이 어떤지 아시오?
낮에는 먼지바람, 밤에는 폭우
바보나 이런 일 하고 싶겠지
돼지죽 식사와 말은 어떤 꼴인지 알아?
말들의 충성심과 지능?
말의 두뇌는 호두 만큼이나 작소
말들은 사납고 주인을 배신하고 멍청해요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말을 싫어하기 마련이오
더러워도 견디는 이유는 딱 하나
걷는 것보단 나으니까
위스키 좀 더 주시오
소는 더 구질구질해
길가에서나 자고 벼룩이 들끓고...
다른 일을 구해보쇼
녹록하지 않을거요
스스로 문제를 만들었으니
스스로 빠져나와야지
"어떻게 죽건 죽은 사실엔 변함없다"
당신이 했던 말이지
그동안 내 생각이 변했어
네놈을 겪다보니 변하더라
네놈에게 믿을 만한 구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실컷 패서라도 뜯어고쳤겠지
소용없겠지만
넌 아직 강해지지 않고 더 나약해졌어
제목 그대로 카우보이-소몰이꾼에 관한 영화인 ‘카우보이’는 대단할 것 없고 흥미롭다고 말할 갈등도 없는 그저 그런 (서부) 영화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기대감 없이 봐서인지 조금은 흥미롭고 인상적인 영화이기도 했다. 글렌 포드와 잭 레먼의 연기가 일품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연기한 등장인물 모두 개성 강하고 관심이 가게 다루고 있어 무척 재미나게 즐길 수 있었다.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지만 여러 상황과 조건 때문에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남성 해리스
전형적인 거친 남성이면서 카우보이 그 자체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남성 리스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는 것 하나 없는 둘이 이런저런 갈등과 사건을 겪으며 서로를 알아간다는-우정을 쌓는다는 전형적인 내용이지만 특별한 사건도 극적인 과정 없으면서도 흥미롭게 다투고 풀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서부에서의 삶이 어떤 식인지
영화나 귀동냥으로 대충 알고 있던 낭만과는 얼마나 다른지
그 고단한 삶을 되도록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길게 숙고하기 보다는 오늘만을 생각하고 지내는 것에 충실한 카우보이의 삶을 그리고 아둔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본다면 한심한 이들이지만 달리 본다면 시대에 뒤쳐진 이들일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면 그들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고.
소떼를 다루는 과정은 힘겨움의 연속이고 그래서인지 거칠어질 수박에 없는 그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기도 하면서 각자의 사연 혹은 허세와 썰-자기과시가 어떻게 요란스럽게 포장되는지, 길고 긴 저녁을 어떤 식으로 지내는지도 그럴듯하게 보여주고 있다.
술
담배
도박
소몰이
가혹한 환경
온갖 멍청한 짓들
어처구니없는 죽음
목숨 건 장난들 싸움들
거칢과 과격함으로 가득한
삶과 죽음의 경계가 멀지도 깊지도 않은
그런 사람들만 득실거리고 욕설을 참을 수가 없는 별의별 상황들 속에서
한쪽은 지나칠 정도로 남성적이고
다른 한쪽은 섬세함이 더 크지만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둘의 성격은 조금씩 변해가고 상대의 혐오하고 못마땅해 하던 모습들을 조금씩 닮아가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저주하듯 노려보고 불만 가득하고 원망만 하지만 결국에는 화해하는 과정이 벌어지고 다르기만 했던 그들이 조금씩은 비슷해져가게 된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봐서인지 좀 더 볼만했고 인상적이었다.
서부의 삶을 무척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시끄럽고 현란한 총격전이나 격돌과 사투가 아닌 그때그때 벌어질법한 사건들이 잘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저런 사건을 겪으면서 변하게 되는 모습들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수준이기도 했고.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어떻게 본다면 일종의 동성애적인 해석-시각으로 볼 수 있지도 않을까? 싶긴 하지만 굳이 그렇게 파고들 정도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언뜻 그런 식의 느낌이 들 정도라는 선이라고 말하면 될 것 같다.
여러 가지로 재미난 영화였다.
서부 영화가 갖고 있는 전형성에서 벗어나 있으면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부의 모습을 흥미롭게 담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이런 영화를 볼 때면 이것저것 욕하다가도 결국에는 할리우드는 영화를 참 잘 만들어... 라는 말을 꺼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