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즈 빈민가의 어느 밤, 사악한 깡패 블랭키와 그의 친구들이 카드 게임에서 많은 돈을 잃자 함께 있던 불법 이민자를 죽이고 만다. 다음 날 아침, 공공기관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돌보는 덕터 클린트 리드는 죽은 남자에게서 폐렴균을 발견한다. 이는 살인자 역시 이 병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점차 전염되기 시작하면 이 도시의 모든 시민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는 살인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로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참고 : http://www.cine21.com/db/person/info/?person_id=1613

참고 : https://blog.naver.com/josemourinho723j/221422563519

참고 : https://noproblemmylife.tistory.com/2946

엘리아 카잔에 대해서는 그의 영화가 아닌 매카시즘과 관련한 온갖 악명만 잔뜩 접해서인지 어쩐지 그가 참여한 영화를 보기가 꺼림직 했다. 마르틴 하이데거에 대해서 관심이 가다가도 머뭇거려지는 느낌과 비슷하다면 비슷할 수 있을 것 같다. 볼까 말까하다가 리차드 위드마크가 출연했다는 기본 정보 때문에 관심이 생겨서 보게 된 ‘거리의 공황’은 그 당시에도 꽤 좋은 평가를 받았겠지만 지금 시기(코로나-19)를 생각한다면 좀 더 흥미롭게 살펴보고 싶어지게 된다. 옛 시대의 ‘아웃브레이크’나 ‘컨테이젼’과 같은 영화랄까? 물론, 허술한 점도 있긴 하겠지만 어떻게든 감염을 막고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부둣가에 위치한 빈민가를 배경으로 전염-감염 될 경우 사망가능성이 무척 높은 질병을 막기 위해서 애쓴다는 내용의 ‘거리의 공황’은 숨가쁜 긴장을 만들진 못하지만 방역, 봉쇄, 역학조사, 백신 등 나중에 만들어질 영화들이 흥미롭게 다뤄낸 것들을 (덜 전문적이겠지만) 아주 그럴싸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감염자-사망자의 감염경로를 뒤쫓으며 빈민가를,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밑바닥 건달들의 모습을 일종의 범죄 영화처럼 다뤄내면서 두 개의 장르를 교묘하게 겹쳐놓고 있다.

원래 이런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아닌 걸로 아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긴 했지만 완성도 면에서 흠잡을 것 없고 인상적이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 엘리아 카잔이라는 이름 때문에 이런 저런 식으로 비꼬아 보게 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조금은 거리를 갖고 영화를 즐긴다면 꽤 괜찮은 완성도라고 다들 말할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매카시즘과 엘리아 카잔을 떼어놓고 생각할 순 없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감염-전염이 단순히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만 아니라 그걸 조금 더 확대해서 해석하게 되어버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런 점 때문에 이 영화를 마냥 재미나게만 볼 수 없게 되고. 그래서인지 영화를 즐기면서도 뭔가 찜찜한 기분을 갖게 해준다.

단순한 범죄영화의 모양새를 벗어나 감염에 대한 공포를 덧붙이고 있어 조금은 이색적인 내용이고 구성이었다. 아마 좀 더 나중에 이 영화를 만들었다면 SF 영화로 만들게 되진 않았을까? ‘신체 강탈자의 침입’과 같은 영화로.

참고 : 당연히 리차드 위드마크를 주목하게 되지만 보다보면 폴 더글러스가 더 눈에 들어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