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한 순간, 따뜻해지는 세상...'헌혈'이라는 두글자
산과들에 2016.06.18 14: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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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이어서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오게 됐어요. 혈소판 헌혈했는데 40분 정도 걸렸네요. 고등학교 때 헌혈을 시작해서 그동안 전혈만 하다가 혈소판(헌혈)은 두 번째에요.”

17일 서울 종로구 헌혈의 집 광화문센터에서 만난 박현주(27)씨는 수줍은 듯 웃었다. 그동안 헌혈 횟수는 30여 회. 한 번의 용기가 꾸준한 헌혈로 이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씨의 헌혈 횟수가 많은 건 과거 가족 중 누군가 위험한 처지에 놓였을 때, 주변 사람들이 모은 헌혈증서 덕분에 위기를 무사히 넘겼기 때문이다. 헌혈의 중요성이 피부로 와 닿은 순간이었다.

 

위험한 상황에 놓였던 가족 중 누군가가 지인들이 모아준 헌혈증서 덕분에 위기를 벗어난 직후, 박씨는 헌혈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헌혈의 집 광화문센터.



지난 13일, 세계 헌혈자의 날(6월14일)을 하루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발표했던 자료를 보면 최근 4년 동안 우리나라 헌혈자는 261만6575명(2011년)에서 308만2918명(2015년)으로 1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헌혈자 연령층은 10~20대에 쏠렸다. 20대가 132만6000명(43%), 10대가 104만9000명(34%)이었다. 전체 77%, 10명 중 8명꼴이다. 30대는 12.4%, 40대는 7.7%였으며 50대 이상 3.2%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비율은 낮아졌다.

헌혈의 집 광화문센터 관계자는 세계일보에 “일본은 직장인 헌혈자가 많다”며 “청소년과 군인의 헌혈자 비율이 많은 우리나라는 그런 점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하루 62명 헌혈이 목표”라며 “어제(16일)는 30명 정도 왔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40~50명이 온다”며 “많은 날에는 80명까지 헌혈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분헌혈 관계로 2주 마다 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낯이 꽤 익은 분들도 계시다”고 웃었다.

헌혈한다고 해서 모든 피가 환자에게 전달되는 건 아니다. 수혈 적합성을 따지는 검사 과정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여지없이 폐기된다. 폐기가 아니어도 보관 기간이 혈소판(5일), 혈장(최장 2년), 적혈구(35일) 등인 탓에 끊임없는 헌혈의 필요성이 대두할 수밖에 없다.

 

6월17일을 기준으로 다음 헌혈이 가능한 날짜를 알 수 있다.



짧은 머리에 밝은 미소를 지은 이창대(23)씨는 휴가 중인 군인이다. 집이 광화문 근처인 이씨는 지금까지 36번 헌혈했다고 밝혔다.

이씨가 꼽은 헌혈의 장점은 그 자체만으로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씨는 “내 피를 뭐하러 남 주나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 텐데, 헌혈 자체가 희생정신이니까 봉사한다는 마음을 갖고 하면 좋겠다”고 웃었다. 그는 “잠깐 따끔하겠지만 그보다 더 큰 보람이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처음 헌혈하게 된 계기는 학교에 온 헌혈차였다. 어느새 헌혈 횟수 30회를 넘긴 이씨는 내심 헌혈유공 은장과 금장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그는 앞으로 7~8년 안에 헌혈 100회를 돌파할 계획이다.

 

17일 오전 9시, 헌혈의 집 광화문센터가 보유한 혈액량이다. B형은 이날을 기준으로 6일 치의 혈액이 남았으며, O형이 3일로 남은 보관 기간이 제일 짧다. 즉, B형 헌혈자가 많이 다녀갔고, O형 헌혈자가 제일 적게 다녀갔다는 뜻이다.



직장인 안희성(46)씨의 헌혈횟수는 21회다. 그는 “헌혈하면 훈련 열외라는 말에 군대에서 시작한 게 처음이었다”며 “오늘은 혈장 헌혈을 해봤는데, 처음이지만 꽤 할만하다”고 웃었다.

안씨는 “솔직히 헌혈의 안전성을 의심한 적도 있었다”며 “그동안 많이 했는데도 몸에 이상 없었으니까 믿고 하셔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분들도 (헌혈을)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그분들이 솔선수범해서 헌혈하시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한편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피는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다”며 “여러 이유로 건강과 생명에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해 혈액을 기증하는 사랑의 실천이자,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동”이라고 헌혈의 의미를 정의했다.

 

취재만 하고 갈 수는 없죠? 그래서 저도 헌혈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下 편에서...



하지만 헌혈은 하는 사람만 하고, 안 하는 사람은 거의 하지 않는 경향이 짙다. 낯설기 때문이다. 뾰족한 바늘을 꽂는다는 두려움도 이유다.

관계자는 “혈액은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한 탓에 수혈이 필요한 분들에게 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꾸준한 헌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퍼지는 헌혈 루머 때문에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헌혈자들의 따뜻한 사랑과 격려만이 환자들의 희망과 행복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안정적인 혈액 공급을 위해 특정 연령에 몰린 헌혈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중장년 헌혈자 증가가 그중 하나다. 혈액관리본부는 기업과 헌혈약정을 맺어 중장년층의 헌혈을 권장하고 있으며, 공모전과 등록헌혈제 및 헌혈예약제를 통해 국민들이 쉽게 헌혈을 접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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