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아픔 하나 없는 사람 어디 있을까

황혼길서 추억하나 없는 사람 어디 있을까

산다는 게 그런 게지

살아낸다는 게 그런 게지

들판의 꽃 한 송이도

바람을 맞고 비를 맞으며

파란 하늘의 태양을 맞이하듯

산다는 건 그런 게야 그런 게야

나날이 이어가는 오늘 내일 모레 글피

흐렸다 게고 맑았다 흐리고

인생도 그런 게야 들판의 꽃들처럼

바람이 불면 뉘었다가

바람이 자면 다시 일어서는

아픔 슬픔 기쁨 추억 모두

알알이 가슴으로 품고 꽃처럼 사는 게야

당신은 화사한 꽃잎으로

나는 은근한 향기로 품어

그렇게 피고 지는 산천의 꽃들처럼

슬프면 슬픈 대로 아프면 아픈대로

세상의 꽃으로 사는 게야

치유의 꽃으로 사는 게야

생각의 자유가 필력의 가난으로 구속되어도

슬프면 슬픈 대로 기쁘면 기쁜 대로

인생을 써 내려가는 게야

앙상한 가지 끝 마지막 잎새 되어도

나그네에 쉼 주었으면 된 게야

다사다난의 인생을 마쳐 쉼 얻으면 된 게야

이리저리의 바람이 머문 둥지

눈물 스러진 갈밭에 소롯이 누워

그렇게 쉼 얻는 게야 너도나도 쉼을 얻는 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