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의 생각 - 김용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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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간 새의 앉았던 자리를 보라

부리를 쉬지 않고 다듬던

깃털과 허연 비듬조각들

그에게 있어 언제

하늘이 자유로웠던 적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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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아, 그대는 프리마돈나

일 년이면

몇 명의 인간을 분만할 수 있는가

꼭지야, 그대는 플레이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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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면

몇 명의 인간을 잉태시킬 수 있느냐

혼자서 하는 사랑은

바람이다, 돌이다, 용광로다

폭발하는 화산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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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면 바람이 멈춘다.

온기가 사라지고

물기가 마른다

바삭거리는 나의 연인아, 어디로 갔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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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맴도는 막연한 기운

너를 혼이라 부르랴, 무라 하랴

전자장이라 할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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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풀꽃 한 송이

개인시집 (돌아서서 피는 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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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수지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