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경(完經) - 한선향
뚜르 2023.02.26 09:30:48
조회 200 댓글 0 신고

 

완경(完經) - 한선향

날마다 내 몸 하구(河口)에선

붉은 꽃이 피었다

물큰한 갯내음 어머니의 몸 냄새

내 몸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내 안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비릿한 풍광은

꽃으로 오기 전 봄 한나절을

누렇게 바래주고 있었다

내 갈비뼈 사이에서 돌연 서늘해지고, 달아오르고

까닭 없이 웃음 터지는 그 모든 것들이

어머니의 또 그 어머니의 꽃 내림이

내 살집 속에서 시큼해질 무렵부터

꽃향기도 없이 만발한 화원엔

검불처럼 떨어지는 꽃자루 두엄처럼 쌓여

수십 개의 바늘꽃 피워낸다

이제 비릿한 갯내음도 지워진 하구(河口)엔

적멸보궁의 고요, 선정에 든 와불

절 한 채 지어졌다

시집 『비만한 도시』(작가콜로퀴엄, 2010)

 

<블로그 '시와 음악이 머무는 곳'>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아름다운 삶을 위한 생각   (1) 직은섬 260 23.05.09
그리움에 젖어드는 날(자작글)   (1) 미지공 266 23.05.08
♡작은 천국 ♡   모바일등록 (2) 백두산 267 23.05.08
나의 가슴 속에 담긴 꿈은 무엇인가?   (2) 뚜르 332 23.05.08
깊은 강물, 조그마한 웅덩이   (1) 뚜르 238 23.05.08
♡ 나답게 산다 것  file (6) 청암 366 23.05.08
<br>◈ 조금씩 아름다워지는 사람   (1) 직은섬 220 23.05.08
엄마  file 모바일등록 (4) 가을날의동화 210 23.05.08
엄마를 찬양하는 시   도토리 132 23.05.08
엄마   도토리 88 23.05.08
어머니   도토리 111 23.05.08
천숙녀의 [거울]  file 모바일등록 (2) k남대천 223 23.05.07
재촉하다 - 이규리   뚜르 166 23.05.07
지옥같던 전쟁 속 참호, ‘절대반지’를 깨웠다   (4) 뚜르 154 23.05.07
♡ 좋은 일은 오늘 당장 시작하라  file (4) 청암 270 23.05.07
가장 소중한 친구   직은섬 257 23.05.07
놓아버림   (1) 도토리 137 23.05.07
흐르는 삶   도토리 177 23.05.07
행복 꽃   도토리 144 23.05.07
연가  file 모바일등록 (1) 블루아이스 287 23.05.07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