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신동엽
뚜르 2022.12.10 10:14:07
조회 254 댓글 0 신고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畏敬)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조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고대문화』, 1969.5

시인 신동엽(申東曄) [1930~1969]

▶ 1930년 충남 부여에서 출생

▶ 전주 사범, 단국대 사학과, 건국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 1959년 장시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大地]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입선

▶ 1963년 시집 [阿斯女] 간행

▶ 1967년 서사시 [錦江] 발표

▶ 1969년 간암으로 별세

 

작품 해설

이 시는 이 땅에 살고 있는 백성들의 역사적, 사회적 삶과 관련이 있다. 백성들은 한번도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마음껏 이상을 펼칠 수 있는 삶을 살아보지 못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여 씌어진 작품이다. 즉, 한 번도 제대로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삶을 살아온 백성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에서 이 시는 출발한다.

시인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는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라고 묻고 있는데 이는 현재 상황으로는 도저히 맑은 하늘을 볼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그러한 맑은 하늘은 1894년 동학 농민 혁명, 1919년 3월 1일 독립 운동, 1960년 4·19 혁명에만 잠깐 빛이 났을 뿐이다. 순수한 인간본연의 마음, 이상적 현실을 염원하고 있다.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먹구름이 덮인 하늘’과 ‘지붕 덮은 / 쇠 항아리’가 무엇을 뜻하며, 이와 대립적인 심상인 ‘맑은 하늘’이 뜻하는 바를 파악해야 한다.

이 시의 내용은 길이에 비해 단순하다. 먹구름 낀 하늘 아래에서 머리에 쇠 항아리를 덮고 살아야 했던 이 땅의 백성들의 삶이 시작 동기(詩作動機)로 되어 있다. 한번도 맑은 하늘 아래서 제대로 된 삶을 살아 보지 못했던 이 땅의 사람들이 인간적인 삶을 위해서 현실을 바로잡자는 것이다.

 

<블로그 '시와 음악이 머무는 곳'>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중복글 관련 안내드립니다(2019.07.01)  (5)
[필독] 저작권 관련 게시글 삭제 처리 기준 (2017.02.15 링크 추가)  (27)
좋은글 게시판 이용안내  (17)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new 뚜르 28 09:15:46
느슨한 활   new 뚜르 21 09:01:16
♡ 만족의 법칙  file new 청암 49 08:26:36
얼음꽃나무 /문태성   new (1) 뚜르 113 23.01.26
♡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유  file new (2) 청암 136 23.01.26
그녀가 즐거운 이유   (2) 뚜르 142 23.01.26
사랑을 하면서 살아도 모자라는 인생 길   (1) 직은섬 194 23.01.26
인생화(人生畵)를 그리면서   (4) 몽중환 227 23.01.25
♡ 자신이 먼저 인사하기  file (2) 청암 216 23.01.25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자   직은섬 215 23.01.25
붉은풍년화 /백승훈   (2) 뚜르 135 23.01.25
하얀 비둘기   (4) 뚜르 148 23.01.25
겨울잔디의노래   (1) 도토리 133 23.01.25
동판수진일용방(銅板袖珍日用方)  file (4) 몽중환 156 23.01.24
♡ 인생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  file (2) 청암 267 23.01.24
하루살이의 노래   도토리 149 23.01.24
시래기를 삶으며 / 강우식   (2) 뚜르 121 23.01.24
無面渡江(무면도강)  file (2) 뚜르 147 23.01.24
겨울 나그네   소우주 138 23.01.24
새해 덕담   김별 134 23.01.24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