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정확한 귀  /김성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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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피아노 조율사 K에게
기자가 질문했습니다
평생을 피아노 조율을 해오면서 훌륭한 연주가들을
많이 만났을 텐데, 그중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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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사 K가 말했습니다
아, 생각나요, 피아니스트 손열음 씨도 아니고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도 아니고
지휘자 정명훈 선생도 아니었어요
오랜 시간을 내가 초 집중해서 조율을 마쳤을 때
유치원에서 막 돌아온
그 집 피아노의 꼬마 주인공
여섯 살짜리 유치원생 말을 잊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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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조율된 피아노 건반 하나를 손가락으로 띵! 쳐 보더니
"똑같네"라고 꼬마는 말했어요
아, 나에겐 너무나 충격적인
그 말 한마디
"똑같네"
나는 어린 귀 앞에 할 말을 잃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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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계간 《시에》(2022,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