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소녀 삐삐 ​/최정란
뚜르 2022.11.14 08: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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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소녀 삐삐  ​/최정란

늦은 밤 골목을 돌며 논다 노인이 리어카를 끌며 논다 불 꺼진 빈 상자를 펼치며 납작납작 논다 비탈진 오르막을 밀며 비틀비틀 논다 노세 노세 노동요를 노새처럼 끌며 논다

노래하는 새들이 노인을 놀리며 논다 찬 밥이 노인을 차리며 논다 노는 입이 거미줄을 치며 논다 이 빠진 노래가 노인을 읊조리며 논다 흘러간 앨범 속 파노라마가 노인을 펼치며 논다 슬픈 일 기쁜 일 아픈 일이 노인을 논다

시간과 잘 노는 사람, 시간을 잘 놀려야 하는 사람, 지나간 시간을 천천히 되새김질하는 사람, 시간이 날 때마다 병원놀이를 하는 사람, 병과 정들어 병원놀이도 마음대로 못하는 사람, 노을이 깊어 놀 일이 바쁜 사람

노인이 가장 잘하는 놀이 기다리는 놀이, 기약 없이 하염없이 바쁜 놀이, 한가해서 더 바쁜 놀이, 노인이 논다 오지 않는 뼈와 살을 기다리며 논다 미처 오지 않은 먼 바깥을 기다리며 논다

ㅡ반연간 『스토리 문학』 (2022, 하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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