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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래의 [4월에] 모바일등록
17 k하서량 2022.08.13 14:00:30
조회 454 댓글 6 신고

 

2014년 4월 16일

 

떨어지는 꽃을 보며

 

 

사월의 반을 넘기는 오늘!

16년 전의 오늘

난 산고를 겪고 있었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함께 찾아와 준 그때 그 아이가 지금 나의 둘째 딸이다. 

 

그냥 만질 수 있고 

체취를 맡을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늘 옆에 있다는 것이 선물이다. 

 

특히 

오늘 같은 날은 더 그렇다.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가슴이 벅차면서도 

이 기쁨을 온전히 느끼기에는

누군가에게 미안한 오늘이다. 

 

꽃은 피었다지는 게 

세상 이치라고들 하지만 

못다 피고 진 저 꽃들은 

저 꽃들은 어찌하랴.

 

누군가의 소중한 딸이고 

귀한 아들이었을 그들...

가슴이 먹먹하다.

 

 

▣같은 또래의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이자

이쁜 딸들의 엄마이기도 했던

김혜래 시인이 

당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무력함...

그리고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못다 핀 영혼들을 위로할 그 어떤

말들을 쓸 수 없었기에...

 

 

4월에

 

김혜래 시인

 

 

 

 

T. S.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냈다고.

 

또 누군가는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준다고 하며 희망을 노래했다.

 

그 4월에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었어야 했다.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라도 불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하지 못하였다.

 

목련나무 아래 4월에는

발도 없는 아기가 와서

발바닥으로만 발바닥으로만 

하얗게 걸어 다닌다 라고

어느 시인은 4월의 슬픔을 노래했다.

 

수줍은 연분홍 두견화의 꽃잎

저미는 눈물방울 떨어지듯

맺지 못한 슬픔 슬픔 슬픔으로

4월이 가고 있다.

 

 

▓▓▓▓▓▓▓▓▓▓

 

▣서울 중등교원 재직시,

제자가 그린 김혜래 시인의 캐리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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