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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선 한 켤레의 온정
14 김용수 2022.08.08 14: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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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선 한 켤레의 온정

 

조선 후기의 야담집인 ‘청구야담’에 있는 이야기다.

한 아낙이 젊어서 남편을 잃고 두 아들과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하루는 양식이 떨어져 산에 나물을 캐러 갔다가

바위 밑에서 항아리를 발견했다.

 

뚜껑을 열어 보니 그 안에는 은이 가득 담긴 게 아닌가.

아낙은 누가 볼세라 얼른 뚜껑을 닫고 바위로 그것을 덮었다.

그러고는 산에서 내려와 다시는 그곳에 가지 않고

온갖 고생 속에 자식을 키웠다.

 

두 아들은 고생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학업에 힘썼고, 차례로 벼슬길에 올랐다.

 

아들들이 결혼해 손자손녀가 줄줄이 태어났다.

아낙의 말년은 평온하기만 했다.

하루는 그녀가 아들, 며느리에게

바위 밑에 묻어 두었던 은 항아리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가져오게 했다.

내가 30년 전에 이 항아리를 얻었지만

그 자리에 도로 묻어 버렸다.

 

갑자기 생긴 재물 때문에

어린 너희들이 방자해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면 공부는커녕 끝내 사람 구실도 못할 게 아니냐.

이제는 너희에게 이 재물이 있더라도

사치하고 교만할 염려가 없겠기에 주는 것이다.

좋은 곳에 쓰도록 하여라.”

두 아들 내외는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고,

추운 사람에게 옷가지를 주었다.

또한 궁핍한 친척들의 혼인과 장례를 도왔다.

 

아낙 역시 겨울이 되면

손수 버선을 수십 켤레 지어 밖으로 나가서 나눠 주었다.

 

알고 보니 버선을 신지 못한

거지들에게 주는 것이었다.

 

은 항아리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고

온갖 고초를 겪으며 살았던 아낙은

발이 어는 것만큼 참기 힘든

고통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도 옛 사람들이 했던 것처럼 재물에 연연하지 말고

나눔의 행복을 실천하면 좋겠다.

그 나눔은 버선 한 켤레의 온정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좋은 생각’ 중에서)

 

 

 

나눔이라는 것은 참 역설적인 것이다.
남에게 많이 나눠줄수록
자신도 많이 가질 수 있다.

"사실 뭐든 풍요롭다 보면
남한테 많이 줄 수는 있지.
하지만 많이 나눠주다 보면 생기는게
또 풍요로움이다. 이것은 단순히 돈 얘기가 아니다.
네가 살아가는 동안 무슨 일에서나 느낄 수 있는 일이야.


- 짐 스토벌의《최고의 유산 상속받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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