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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지 벗 모바일등록
11 김별 2022.06.25 04:42:11
조회 123 댓글 0 신고

객지 벗 / 김별 

 

객지 벗 십 년이라 했던가. 

삽다리 사는 성순 형하고는 아홉 살 차인데 

십 년 세월을 언제나 친구같이 

형제같이 식솔같이 살았다. 

 

성순 형이 중학교 2학년 때 

하도 속이 아파 

아버지 손에 이끌려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하는 말 

“얘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 속병이 생겼습니다” 

기가 찬 아버지는 아무 소리 안 하고 그냥 논바심 나가시고 말았다고

그때부터 이 양반 술이 주식이고 밥을 간식으로 살았다. 

 

그를 알게 된 건 

내가 통신회사 반장 시절

그를 일꾼으로 채용하면서부터였는데

거의 십 년 세월 

집에 오나 일을 하나 

매일 같이 둘이 붙어 

술을 마시고 노는 것이 낙이었다. 

 

내가 지금껏 겪어본 사람 중에 가장 성실하게 일도 잘했지만

술도 가장 좋아했고, 싸움도 잘하고, 성질도 더럽고 

욕도 젤로 잘했던 사람, 그렇지만 

그 사람 욕은 다른 사람들의 겸손이나 예의보다 

더 정겹고 멋있었다.

참 순수했다.

아는 사람들이 다 그렇게 인정했다. 

 

천 리 타향에서 어쩌다 만나 

둘도 없이 지낸 사람, 

가까이 살다가 이제 떨어져 산 지가 다시 십여 년, 

거리로 따지면 차로 불과 20분이지만 이제 만나기가 쉽지 않다

 

오십 대 중후반 넘어서부터 손이 떨리고 말을 더듬고 

다리가 아파 농사일도 다 접은 사람, 

아직도 나를 만나면 술상 내오라고 소리부터 지르고 

쌀이며 고추며 배추 마늘...

철따라 먹을거리를 짐칸 가득 채워주는 

한없는 인정을 언제까지 받기만 해서는 안 될 것 같아 

집에 쌀이 떨어져도 그래서 외면하고 산다. 

다만 아주 가끔 전화는 한다.  

 

“형! 아직 안 죽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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