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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서야
100 하양 2022.06.14 00:29:36
조회 1,021 댓글 4 신고

 

 

 

꽃이 지고 나서야

 

사소한 기념일 하나

놓치는 일 없이 챙겨주던 사람,

함께 먹던 디저트가 하나 남을 때면

자신은 이미 배가 부르다며

내게 건네던 사람.

 

넉넉지 않은 월급에도 매번 맛있는 걸

사주려 했던 사람

영화관 쿠폰은 내가 더 많다며

영화 예매를 도맡던 사람.

 

사진은 잘 못 찍어도

엉덩이를 바닥에 대면서까지

열정을 다하던 사람.

 

자신은 여전히 아날로그 감성이라며

편지를 좋아하던 사람.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으려만,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그저 붙잡기라도 하자며,

결말을 모르던 지난 속을 다시 거닙니다

 

해묵은 추억의 먼지를 하나둘 걷어내며.

 

- 천성호, ‘사랑은 그저 사랑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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